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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헝가리 실종자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내야

논설 위원I 2019.06.03 06:00:00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급파된 우리 신속대응팀이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작업에 들어갔으나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며칠 동안 내린 비로 다뉴브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흐름이 빨라진데다 시계가 흐려져 잠수부 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국민들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중이다. 그러나 수위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선내 수색을 위한 잠수부 투입 여부를 오늘 중 다시 검토할 것이라 하니, 기상 여건이 호전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걱정되는 것은 실종자들의 사체가 멀리 떠내려가 수색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만 해도 강물에 빠진 승객들이 빠른 물살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외교부의 다각적인 교섭으로 오스트리아, 체코 등 다뉴브강 하류에 위치한 국가들로부터도 수색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하니, 결과를 지켜보고자 한다. 강바닥에 가라앉은 허블레아니호의 선체도 자꾸 떠밀리고 있다는 점에서 유실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수색작업을 서둘러야 하지만 안전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훈이다. 의욕을 앞세운 나머지 수색작업 과정에서 예기치 못했던 추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이 따라야 한다. 그제도 헝가리 수색팀의 잠수부가 몸에 로프를 연결한 채 선체 접근을 시도하려다 자칫 다칠 뻔한 사태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고의 정확한 전모를 가리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가 멀리 헝가리에서 발생했으나 국내에서도 사고 요인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났건만 지금도 곳곳에서 선박 충돌·침몰사고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한강 유람선을 비롯해 전국 유람선에서 승객들이 안전수칙에 따라 구명조끼를 제대로 착용하는지부터 점검이 필요하다. 실종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빚어지는 것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소모적인 정치 공방을 거두고 실종자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을 수 있도록 국민적인 성원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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