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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이날 미국 정부의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공화 양당이 마련한 잠정 예산안에 추가 변화가 없다면 이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썼다. CNN방송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제2 셧다운(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폐쇄)을 피하고자 예산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11일 장벽 예산 13억7500만 달러가 포함된 예산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치(57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다.
그럼에도, 강경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 변화에 나살 가능성이 큰 건 셧다운 사태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태세 전환’으로 풀이된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고심 중’임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서명 여부와 관련, “(예산안을) 받지 못했지만, 어느 시점에 우리에게 보내질 것”이라며 “받게 되면 지뢰가 있나 찾아볼 것이다. 매우 진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하는 모든 일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은 진짜 극단적 좌파에 맞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민주당 ‘극단적 좌파’로 규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2일) “나는 셧다운을 보고 싶지 않다. 셧다운은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며 “그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제2의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에 배정된 장벽건설 자금이 충분치 않은 것에 대해선 “우리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마찬가지로 국경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며 “매우 긍정적인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어찌 됐든 우리는 훌륭한 장벽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전적으로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긍정적 요소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대통령은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갖고 있고, 이 모든 걸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포함한 예산확보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추가 장벽건설 자금을 충당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