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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진에…VC 증시 상장 '비판 목소리' 커쳐

성선화 기자I 2018.07.16 05:00:04

업계 특성상 투명한 투자 공개 힘들어
VC 자본금 확충 통로로 이용되거나
대주주 투자금 회수 수단 전락 비판도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방탄소년단 기획사 투자로 이름을 알린 SV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상장 이후 곤두박질 치는 가운데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의 상장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중소형 VC들의 자본금 확충과 대주주들의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미 2곳의 VC가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고 앞으로도 최소 3곳 이상이 직접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상장한 두 곳 모두 상장 이후 급락하면서 VC의 상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로 상장 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SV인베스트먼드는 지난 6일 상장 이후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상장 당일 9000원이었던 종가는 지난 13일 6970원으로 6거래일 동안 주가가 22.4%나 하락한 것이다.

SV인베스트먼트는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였으나 넷마블에 구주매각을 통해 엑시트하면서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초 상장한 린드먼아시아의 주가도 3개월 동안 반토막 났다. 3월 14일 종가 기준 1만 3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3일 6220원으로 장을 마치며 하락률 52.2%를 기록했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운영중인 4개 투자조합 총운용규모(AUM)는 2470억원으로 평균 관리보수율은 1.9%로 추정된다”며 “관리보수만 고려했을 때 올해 기대 가능한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0% 성장한 76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는 펀드 청산기인 내년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국내 굵직한 VC들의 증시 입성이 예정돼 있다. 지난 4월말 아주IB투자는 미래에셋대우을 상장주간사로 선정 연내 상장 계획 중이고,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벤처투자도 각각 NH투자증권, KB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정하고 연내 입성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인 정부의 정책 자금 유입으로 올해 벤처캐피탈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 예상되지만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정책 자금 집행으로 인한 벤처캐피탈의 성장 가능성과 투자매력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각 사별 위험부담능력과 운용방식 등에 따라 차별화될 여지가 크다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VC의 경우 반짝 성과로 증시에 입성한 뒤 대주주들의 엑시트 목표만 달성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 내용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힘든 벤처캐피탈 업계의 특성상 상장의 필요성을 느끼는 못하는 곳들이 더 많다”며 “VC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는 신규 상장 기업보다는 이미 업력이 검증된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대형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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