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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마케팅]⑧2100년 이전 아열대로 진입하는 한반도

김영환 기자I 2015.12.21 07:0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여름과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기후시스템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서울 평균기온은 2.6도로 30년 평년(1981~2010년)기온인 1.7도 보다 0.9도 더 높았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날은 5일에 불과했다.

이례적인 따뜻한 겨울 날씨에 한반도의 아열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주변 해양 수온과 해수면 상승률은 전지구 평균(0.85도·1.4㎜/년) 보다 약 2∼3배 높은 것으로 관측돼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당초 예상됐던 2100년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상청 제공
‘2014년 한반도 온실가스 농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온실가스 농도 증가율은 2.09ppm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의 경우 최근 10년(2001~2010년)간 0.5도 상승했다. 1945년부터 1999년까지 45년 동안의 10년 평균 상승온도(0.23도)를 감안하면 기온상승폭이 2배 이상 빨라진 것이다.

평균기온이 0.1도만 상승해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핵폭탄급이다. 한반도의 봄 시작 날짜는 10년마다 2.6일씩 빨라지며 지난 37년간 10일 정도 앞당겨졌다. 특히 홍릉의 봄꽃 개화시기는 1966년 대비 최근 10년 평균 6일 앞당겨졌다.

대표적 온대 작물인 사과는 1900년대 중반까지 경북 대구 근교가 주산지였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주산지가 충청도와 경북 강원지방으로 북상했다.

국립기상연구소 제공
최영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곤충 물고기 등 식생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바로 포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지금처럼 고온화가 계속된다면 현재 남해안 일부 지역에 국한된 아열대화가 2100년에는 다른 지역으로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온난화를 우려하는 학자들은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기후변화총회에서 195개국이 자발적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균 국립환경과학원 지구환경연구과장은 “가속도가 붙은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건 우리만의 노력으로만 가능하지 않다”며 “전세계가 함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노력이 활성화되고 가시화되야 빨라지고 있는 온난화 추세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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