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에코프로, 불안한 2차전지…다시 살아날까?

이정현 기자I 2023.09.11 06:00:00

에코프로 장중 황제주 반납 '흔들'…9월 들어 19%↓
셀메이커·양극재 등 2차전지 관련 종목 전반 부진
개인 ‘저점 인식’ vs 외인 ‘차익 실현’
증권가서 바라보는 2차전지 향후 주가는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국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해오던 2차전지 테마주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장주 격인 에코프로(086520)가 최근 장중 100만원이 무너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대형 셀메이커도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에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배터리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더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1.49% 오른 102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마감하긴 했으나 최근 주가 흐름은 불안의 연속이다.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달 종가(125만7000원) 대비 누적 하락률 19.97%를 기록했다. 지난 7일과 8일에는 이틀 연속 장중 90만원대로 하락하며 ‘황제주’(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주식) 자리를 반납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조지수]
에코프로뿐만 아니라 2차전지 테마주 대부분이 지난 7월 단기 고점을 찍은 후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대형 셀메이커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006400)를 비롯해 양극재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앤에프(066970), 포스코퓨처엠(003670) 등 소재부터 생산까지 테마 내 주요 종목이 모두 우하향 중이다.

그 결과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8월 이후 16.41% 하락하며 관련 테마성 지수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에코프로를 비롯한 주요 2차전지 테마주가 흔들리고 있으나 수급 흐름은 엇갈린다. 9월 이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7개가 2차전지 관련인 반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0개 중 6개가 2차전지 종목이다. 개인투자자는 2차전지에 여전한 신뢰를 보내며 최근 하락을 단기 저점으로 인식하는 반면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의 부진 배경을 업황 성장성 저하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꼽는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셀메이커 종목의 경우 유럽 수요 둔화 등으로 단기 모멘텀이 꺾이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소재 업체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와 산업 부진에 따른 향후 성장성 우려로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2차전지 테마주에 대한 주가 하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차전지 테마주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중국 등 글로벌 관련 기업과 밸류에이션 갭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7월 2차전지 랠리 후유증이 9월에도 이어질 수 있으며 시장 우려에 비해 수요 불안감이 덜한 밸류체인 중심 종목을 찾아내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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