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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의 萬藥에]20년 맞수 인사돌, 이가탄 기구한 운명도 맞수

강경훈 기자I 2016.08.06 06:00:00

식약처 의약품 재평가 결과
두 약 모두 '보조치료제'로 바뀌어

최근 의약품 재평가에서 보조치료제로 바뀐 인사돌과 이가탄(자료=각 사)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최불암, 홍은희, 엄태웅, 고두심, 강호동, 백일섭, 태진아, 송대관, 박미선, 박상원, 이선균, 김지호, 신동엽, 김원희, 윤미라, 김주혁, 송해…모두 쟁쟁한 스타들이죠. 이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25년 맞수’ 인사돌(동국제약)과 이가탄(명인제약)의 광고에 등장했던 연예인들이라는 것입니다.

인사돌과 이가탄은 우리나라 ‘잇몸약’의 대명사죠. 둘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한때는 허위·과대광고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한 번 맞수는 끝까지 맞수인가 봅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사돌과 이가탄의 주성분인 ‘옥수수불검화추출물’과 ‘카르바조크롬·아스코르브산·토코페롤·리소짐 복합제’의 의약품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두 약이 몇 년 전부터 ‘이 약을 만든 나라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팔린다(인사돌)’ ‘이 재료는 약에 쓸 수 없다(이가탄)’ 등등 효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됐거든요.

식약처 의약품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인사돌은 ‘치주질환(치아지지조직질환, 치은염, 치주증(유년형 치주염))에 사용할 수 있다’에서, 이가탄은 ‘치은염, 치조농루에 의한 여러 증상(잇몸의 발적, 부기, 출혈, 통증)의 완화’에서 두 약 모두 ‘치주치료 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로 효능효과가 바뀌었습니다.

식약처 논리는 잇몸질환이 있을 때 치료를 받지 않고 이들 약만 먹어서는 낫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한 셈이죠.

그동안 일부 치과의사들이 인사돌과 이가탄의 광고에 대해 ‘치과치료 대신 약에 의존하다 오히려 병을 더 키울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를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인사돌을 만드는 동국제약 측은 “의약품이라는 것은 그대로 인정 받았다”며 “이번 기회에 명확한 정리가 돼 앞으로 소모적인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느니 없느니, 광고가 과장됐느니 같은 논쟁보다 ‘보조치료제’로 명확히 입장이 정리됐다는 것입니다. 동국제약은 “몇 년 전부터 과장광고를 자제하고 ‘치과치료와 병행해야 효과가 더 좋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허위 과장광고에 대해 업체 측의 자정노력이 더 있었으면 합니다. ‘이 약 한 번 먹으면 기침 감기부터 죽은 사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메시지는 홍채인식으로 핸드폰이 열리는 시대에 맞지 않고, 아무리 그런 메시지를 내보낸다고 해도 그대로 믿을 만큼 소비자가 어리석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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