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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11ECM]`2% 부족`..유럽發 한파에 `주눅`

하지나 기자I 2012.03.03 10:09:01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주식자본시장(ECM)시장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가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해 2분기 성황을 이뤘던 ECM시장은 3분기 침체기를 겪었다. 하반기 들어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은 상장시기를 미뤘고, 4분기 들어 상장시한 만료를 앞둔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상장을 추진했다.

이데일리가 집계한 2011년 전체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체 ECM 주관금액은 6조66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한해 동안 총 69개사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했으며 42개사가 증권사들과 잔액인수계약을 맺고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총 32개 증권사들이 주관업무를 맡았고 33개 증권사들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극명하게 나뉜 상반기와 하반기 지난해 1분기 1조6734억원을 기록했던 주관실적은 2분기(2조2272억원)들어 다소 늘었다. 전년도 결산실적이 나오는 1분기의 경우 IPO나 유상증자가 뜸한 편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발행시장이 탄력을 받을 무렵 유럽 재정위기가 터졌다. 국내 유통시장이 요동치면서 짧았던 황금기는 막을 내렸다.  

3분기에는 LIG마스터기업인수목적과 한양BHE기업인수목적 등이 줄줄이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스팩 상장의 맥이 끊겼고 테스나, 컴바인윌홀딩스 등도 수요예측을 남겨두고 일정을 철회했다.

3분기 ECM 주관실적은 2분기 대비 82%나 급감하며 4023억원에 그쳤다. IPO부문에서 가장 큰 딜은 신세계인터내셔날로 1300억원에 불과했다. 대형IB증권사들도 자취를 감췄다. 대우증권은 3위에서 5위로 밀려났고 지난 2분기 1위를 차지했던 우리투자증권은 아예 순위에서 사라졌다.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넥솔론, GS리테일 등이 상장일정을 조율했다. 결국 대다수의 기업들은 상장기한 만료를 눈앞에 두고 4분기에 물밀듯이 밀려나왔다. 여전히 침체된 증시 분위기 속에서 기업가치 축소는 불가피했다. 그럼에도 4분기 ECM 주관 실적은 2조36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한해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IPO부문에서는 2분기에 상장공모를 진행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5675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현대위아(5200억원)와 하이마트(4197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유상증자 부문에서는 난이도 있는 대규모 딜이 많았다. 현대엘리베이터(2900억원), 두산건설(3000억원), 한진해운(3000억원), LG전자(9804억원) 등이 발행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모아 위기상황을 돌파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의 경우 현대건설 인수는 물론 경영권 분쟁과도 밀접한 딜이었고, 두산건설과 한진해운은 건설업황과 해운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된 딜이었다. 특히 두산건설의 경우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사채가 동시에 발행되면서 물량부담이 컸다. LG전자 또한 당시 유동성 위기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시장평가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진행됐다.

`내가 제일 잘 나가` 우리투자증권 1위 KAI와 LG전자의 대표주관을 맡았던 우리투자증권(1조9362억원)이 지난해 전체 ECM 주관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2위인 대우증권과는 2배에 가까운 실적 차이를 보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내로라하는 주요 IPO딜에는 모두 참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2분기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5675억원)와 하이마트(4197억원), 4분기에는 GS리테일(3003억원)과 넥솔론(855억원)의 IPO 대표주관을 맡았다. 특히 LG전자 유상증자의 경우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딜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잔액인수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IPO부문과 유상증자부문 1위를 모두 휩쓸었다. 더불어 지난해 가장 부지런히 움직인 증권사이기도 했다. 19개의 주관업무를 진행하며 가장 많은 주관사 자리를 따냈다.

2위를 기록한 대우증권의 경우 1분기에 상장을 끝낸 중국고섬(2100억원)의 힘이 컸다. 대우증권이 수수료 순위에서 우리투자증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중국고섬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청약납입 결과 청약주식이 전체의 49.8%인 1494만주에 머물렀다. 인수단이 1054억원(1506만주)을 떠안으며,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은 딜이었다.

더욱이 중국고섬이 분식회계 논란으로 거래정지된 후 외국계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의 경우 5.9대 1의 저조한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고, 삼성증권은 실권주 36억원(88만 여주)을 인수했다.

지난 한해 동안 국내시장에 상장한 외국계기업은 중국고섬과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 이 두 곳에 불과하다. 지난 한해 동안 6개 기업이 국내상장을 포기했다. 중국기업인 썬마트홀딩스, 컴바인윌홀딩스, EBH인더스트리를 비롯해 2차상장을 준비중이었던 싱가포르기업 UMS홀딩스리미티드와 미국계 한상기업 유나이티드머천터드, 일본기업 파워테크놀로지가 한국증시 계획을 접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6호 M+` 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6호 M+는 2012년 3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44,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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