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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사는 교육에 전념하고 싶다.” 정성국 제38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의 읍소다.
정 회장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교총회장 선거 개표 결과 39.3%(3만3613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그는 “학교 현장과 교사들의 현실을 대변해달라는 회원들의 요구”로 이를 해석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열린 취임식에서도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당시 △초등돌봄 저녁 8시까지 연장 △방과 후 학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회장은 돌봄·방과후 확대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 업무가 교사 몫으로 돌아오는 데는 반대했다.
초등돌봄교실은 맞벌이·저소득층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를 별도의 교실에서 오후 5시까지 돌봐주는 제도로 2004년 도입됐다. 돌봄교실은 통상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기에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공백이 발생한다며 운영시간 연장을 요구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수용, 돌봄교실 연장을 공약한 것.
하지만 정 회장은 “돌봄교실 운영을 위해 학교를 이용하는 것은 양해할 수 있지만 운영시간이 연장되고 관련 업무까지 교사 몫으로 돌아오는 일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돌봄전담사가 있으니 학교는 장소만 빌려주는 것이란 인식도 있지만, 돌봄전담사를 관리하고 학부모들로부터 돌봄신청을 받는 사람은 교사들”이라며 “학교별로 돌봄업무 전담 교사가 따로 있을 정도로 돌봄교실의 행정업무를 교사들이 도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방과 후 학교도 마찬가지다. 방과 후 학교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됐다. 현재 방과 후 학교에선 교과보충·특기적성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수업의 30%는 소속 교사가, 70%는 외부 강사가 맡는다.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학원교육인 셈이지만 이 역시 교사들이 행정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정 회장은 “방과 후 강사를 구하는 일도, 강사들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일도 교사들이 하고 있다”며 “학교에 방과후·돌봄이 들어오면서 교사들은 교육에 전념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교사들도 수업 전에 교안을 준비하고 수업 내용을 고민하고 학생·학부모 상담을 하느라 본업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방과후·돌봄 업무까지 떠안고 있다는 불만이다. 정 회장은 “방과후·돌봄교실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복지 차원에서 운영 주체가 돼 관리자를 파견해야 한다”며 “교사들이 방과후·돌봄 업무에서 손을 떼야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