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대대적인 제약산업 구조조정의 최대 수혜주는 메이저 제약사들이 될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400개사에 육박하는 중소제약사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쳐 숫자가 크게 줄어드는 과정에서 메이저 제약사들로서는 덩치를 키울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우리보다 10여년 이상 앞서 강력한 복제약 약가인하 정책을 도입해 제약산업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일본이 반면교사다.일본은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중소제약사들이 난립하면서 제약사수가 1500여개사에 달했다.
하지만 대대적 복제약 약가인하 정책 이후 복제약에 의존하던 중소제약사들이 빠르게 정리되면서 현재는 그 수가 300여개로 급감했다. 일본의 과거 제약정책을 유사하게 따라가고 있는 한국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신약개발 역량이 있는 메이저 제약사 중심으로 산업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실제 메이저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잠재력이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중소제약사를 인수해 신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덩치키우기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제약 및 M&A 업계에 따르면 유망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메이저 제약사로는 유한양행(000100), GC녹십자,종근당(185750),동국제약(086450) 등이 손꼽힌다. 이들 기업은 유망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것은 물론 신약기술을 보유한 제약·바이오 벤처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자체 신약을 개발하는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한계를 기업 인수 및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부광약품(003000),한독(002390) 등 일부 중견 제약사들도 유망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전선에 가세하면서 제약 M&A시장을 달구고 있다. 한 부광약품 임원은 “신약개발 역량이 있는 유망 벤처 인수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해외 바이오업체까지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매도 물건은 쌓여가지만 정작 기업을 인수하려는 제약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M&A 업계의 평가다. 복제약이 범람해 있는 국내 제약산업의 특성상 제약사간 판매하는 약이 상당부분 겹쳐 있어 제약사끼리 합병하더라도 시너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메이저 제약업계 임원은 “판매품목이 서로 겹치는 회사는 일단 인수대상에서 배제한다”며 “대신 잠재력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유망벤처나 기존 제약사가 추진하고 있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별도로 인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