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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목재 인형에서 시작해 레고 기차, 레고 배트맨까지

유근일 기자I 2015.11.08 09:00:55

거의 모든 장난감의 역사 레고①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레고 브릭과 설계도만 있으면 어떤 것이라도 만들 수 있는 현존 최고의 장난감 레고(LEGO).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외신에서는 “레고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레고의 이런 선전은 지난해 개봉한 ‘레고 무비’, 또 내년 중 개봉을 앞둔 ‘레고 스타워즈’ 등 다양한 TV애니메이션을 통한 광고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제는 배트맨부터 인디아나존스까지 다양한 만화·영화 주인공들을 레고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순 완구 업체였던 레고는 어떤 변화를 거쳐 바비인형을 넘어선 완구 시장의 최강자가 될 수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씁니다.

레고의 역사는 1932년 덴마크 빌룬드에서 시작됐습니다. 가구를 만들던 목수인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 창업자는 설계비용을 줄이고자 작은 축소 모형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장난감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단순한 목재 장난감을 만든 데서 시작해 1940년대 말에는 접합이 가능한 블록완구를 제작했고, 1953년부터는 우리에게 알려진 레고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1949년 출시된 레고의 첫 접합형 블록 완구. 당시에는 블록과 블록을 단단히 연결해주는 하단 연결 홈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사진=브릭페디아
이 당시까지만해도 단순 블록 완구에 불과했던 레고는 1957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즈음 레고 브릭 간 접합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브릭 모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단순히 창문과 문 그리고 벽돌 등으로 구성됐던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1958년 레고로 만든 집들을 하나의 마을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한 타운플랜(Town Plan) 시리즈가 등장했고, 덤프트럭·탱크로리와 같은 차량을 87대 1 또는 90대 1 비율로 줄인 제품도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레고 시스템(System I Leg)라 불리는 이들 제품군들은 1970년까지 꾸준히 판매됩니다.

현재의 레고 브릭 이미지. 1957년 레고는 하단에 연결봉을 달아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사진=브릭페디아
1970년 안팎으로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레고의 제품군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레고 열차(Lego Train) 제품도 이 때 첫 선을 보인 제품입니다. 레고는 1965년 레고 브릭에 탑재할 수 있는 4.5V 전력의 전동 엔진을 5달러에 선보입니다. 이후 1966년부터는 엔진과 연결할 수 있는 전선과 바퀴가 달린 기차 모형 레고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레고 열차는 가장 오랜 시간 사랑을 받으며 현재도 계속 끊기지 않고 새 제품이 나오고 있는 모델입니다. 레고 열차 모델은 이젠 엔진을 달지 않고도 선로에 흐르는 전기만으로도 운행이 가능할 만큼 발전했습니다.
1966년 출시된 초기 레고 기차 모형. 전동엔진을 연결할 수 있는 연결선과 바퀴 브릭이 동봉돼 있다. 사진=브릭페디아
레고 열차를 이어 소방차, 경찰서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재현한 레고 타운(Town)과 중세 시리즈 레고 캐슬(Castle), 우주 시리즈인 레고 스페이스(Space) 그리고 기계장비나 로봇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한 레고 테크닉스(Technics)까지 1977~1978년 사이 기간에 연이어 등장하게 됩니다. 이 제품군들은 지금도 레고 시티, 레고 스페이스 폴리스와 같은 이름으로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2년 발매된 레고 시티 폴리스 슈퍼팩 제품 사진 사진=브릭페디아
1970년대 후반 연이어 히트작을 선보인 레고는 1990년 말부터 정체기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레고랜드 등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04년에는 급기야 2억만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폐업 직전까지 몰리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레고가 찾은 방향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레고는 새로운 경영자인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의 외르겐 비 크누드스토르프를 최고경영자 CEO로 영입한 이후 비주력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각종 인기 만화·영화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도약을 이룹니다.
레고 스타워즈 및 레고 닌자고 로고 사진=브릭페디아
인디아나존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레고의 서부물 제품군에 스토리를 불어넣는가 하면, 기존 스타워즈 제품을 모방하는 데서 벗어나 레고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스타워즈 만화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레고는 2010년경부터는 독자적인 스토리를 가진 제품들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닌자고’ 역시 레고만의 오리지널 작품입니다. 단순 블록 조립에서 벗어난 복잡한 구조의 ‘바이오니클’이라는 제품까지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혀가는 추세입니다.

레고 무비 및 레고 디멘션즈 게임에 등장하는 레고 라이선스 캐릭터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심슨가족의 호머 심슨, 반지의 제왕의 골룸, 배트맨 시리즈의 배트맨 사진=브릭페디아
레고의 확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단순 블록 완구 업체에서 벗어나 레고로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레고 무비’에 이어 지난 9월에는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인 ‘레고 디멘션즈’까지 출시하며 완구 뿐 아니라 게임 시장에 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레고 무비와 레고 디멘션즈에는 레고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유명 만화와 영화의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레고랜드의 확장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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