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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윤, 대부업 넘어 종합금융사 '도전'

문승관 기자I 2015.10.08 06:00:00

인도네시아서 캐피탈사 아닌 은행 인수
막바지 협상…인수가 1000억원대
국내 1위 성공 노하우 바탕 해외 진출
11개국 현지조사 등 최윤 회장 결단 빛나

△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이데일리 문승관 정다슬 기자] OK저축은행과 러시앤캐시를 계열사로 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인도네시아 지방은행을 인수해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제2금융권이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2금융권으로 첫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B은행 인수를 위해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수를 추진 중인 B은행은 인도네시아의 지방은행으로 소매금융에 특화한 은행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금융계에선 아프로그룹이 B은행 인수를 마친 후 추가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아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소액대출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현지금융시장 실사를 펼친 결과 B은행이 현지 소매금융 시장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왔다.

인수금액은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 5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며 평균연령도 약 29세로 젊은 신흥시장이다. 특히 2004년 이후 연평균 5~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전 국민의 금융업 이용 비율은 낮지만 예금·대출 증가율이 매년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성장 속도도 빠른 편이다. 국내에서는 우리·하나·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으며 NH농협·부산은행들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진출로 성장동력 확보

아프로그룹은 해외시장 개척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동유럽과 동남아 국가는 현지 대부업체 금리가 연 100%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미 축적된 저신용자 신용대출 경험을 통해 접근하면 해외 현재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아프로그룹 측의 판단이다.

아프로그룹은 2012년 중국 톈진진에 현지법인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선전·충칭과 폴란드 바르샤바에 4개의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계기로 비슷한 시장 환경을 갖춘 캄보디아, 미얀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폴란드를 발판으로 체코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시장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도 해외법인 설립을 위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최윤 회장의 ‘승부수’…대부업 넘어 종합금융사 꿈꾼다

아프로그룹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는 최윤 아프로그룹 회장의 결단력이 한몫했다. 동남아시아 11개 국가에 대한 시장조사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린 후 적극적으로 인수대상을 물색했다.

최 회장의 해외 진출 이면에는 대부업을 넘어 종합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숙원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앤캐시로 영업을 시작한 지 11년이 지난 지금,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현재 국내 대부업체 1위다.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원캐싱 등 3개 대부업체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다. 일본자금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대주주인 일본 법인을 한국 아프로그룹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업체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는 한계는 아프로그룹의 도약에 걸림돌이 돼 왔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국내 지방은행 등 제도권 진입을 계속 타진해왔고 실제 씨티캐피탈 인수를 비롯해 리딩투자증권과 공평은행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부업, 저축은행. 캐피털이라는 세 축의 서민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석이다.

최 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선 “가급적 저축은행이나 카드사·보험사처럼 다양한 금융서비스 사업을 열어놓고 기회를 보고 있다.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혀 파격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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