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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치구를 제외한 서울시청 및 사업소 등에서 퇴직한(의원면직·명예퇴직) 사람 중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수는 49명으로 전체 퇴직자(202명) 가운데 2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년 MZ세대 퇴직자가 17명으로 비중이 13.0%인 것을 생각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서울시청은 지난해 기준 한 해 예산이 47조원에 육박해 다양한 정책을 직접 창안하고,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 ‘공무원들의 꽃’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만큼 높은 급수에 도달할 확률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MZ세대들은 힘겹게 앉은 자리를 스스로 물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가 들어본 퇴직자들의 공통된 퇴직 사유는 자기발전에 대한 우려였다. 약 1년여의 공부 끝에 공무원이 됐고 3년 가까이 근무해 8급에서 퇴직한 B씨는 공무원 특유의 조직 문화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했다. B씨는 “총 두 번의 부서를 돌았지만 그때마다 담당 팀장들이 명확한 지시를 내려주지 않았던 게 가장 큰 답답함이자 어려움이었다”며 “되도록 안전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는데 정작 일을 처리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압박감으로 다가왔고, 이 조직에서 내가 성장할 여지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반면 공무원 퇴직 사유로 거론되는 박봉(낮은 급여)은 퇴직 이유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었다고 한목소리로 설명했다. 4년간 공무원 준비 끝에 9급으로 합격한 C씨는 “공무원 자체가 원래 급여 수준이 낮다는 건 알고 준비한 터라 개의치는 않았다”며 “오히려 민원인들의 감정쓰레기통으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에서 오는 자존감 바닥이 퇴직 사유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토로했다.
MZ세대들의 탈 공무원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서울본청 및 사업소의 MZ세대의 퇴직자는 매년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8년 17명(전체 퇴직자 가운데 13.0%) △2019년 21명(15.4%) △2020년 28명(17.1%) △2021년 18명(11.0%) △2022년 49명(24.3%) 등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극심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고착화 돼 있는 공직 문화에 대한 탈피 없이는 MZ세대들의 탈 공무원 현상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당장에는 퇴직이라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우수 인재가 빠져나갈 것이란 점에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MZ세대 공무원들의 퇴직 비중이 높아진 건 그들의 특성도 있겠지만, 서울시의 조직관리 실패로 볼 수 있다”며 “관료제 특성상 직무에서 자기발전이 어렵다면, 퇴근 후라도 자기발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MZ세대들의 잇단 퇴직을 우수 인력들의 이탈로 보고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5급 이하 직원 40여 명으로 구성된 전담조직(TF)을 꾸려 △성과중심 인사행정 확립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직원 사기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공직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분위기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