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반도체 특허 우선심사로 기술전쟁서 우위 확보"

박진환 기자I 2022.09.07 06:00:00

이인실 특허청장 "민간 퇴직인력도 활용" 경쟁력 우위 지원
우주기술 특허 빅데이터 민간에 공유 특허경쟁력 강화 지원
지식재산 평가관리센터 설치 IP 가치평가·금융 활성화 도모

이인실 특허청장이 정부대전청사 청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기업 중심의 역동적인 혁신성장을 구현하고,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강한 지식재산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발굴하겠습니다.”

이인실(61) 신임 특허청장은 세계적인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특허청의 화두로 던졌다. 최근 정부대전청사 특허청장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청장은 “특허청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심사와 심판”이라는 점을 전제한 뒤 “국민들이 재산권인 특허를 제대로 등록하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심사관의 역할과 심사 품질이 중요하며, 심사·심판관들이 정확한 심사·심판업무를 할 수 있도록 특허청 내부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특허청 내부 역량 증진을 주요 추진과제로 밝혔다. 다음은 이인실 특허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기술패권시대에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분야 지원 방안은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는 산업계의 화두이다. 치열한 기술경쟁 시대에 기업들에겐 빠른 특허권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분야의 우선심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특허 우선심사를 도입하면 12.7개월 정도 걸리는 반도체 분야의 특허심사가 2.5개월로 대폭 단축된다. 또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민간의 퇴직인력을 특허 심사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첨단기술 분야의 퇴직 인력은 기술 이해도가 높아 심사업무에 투입 가능한 훌륭한 기술 인력이며, 퇴직인력의 심사관 활용은 핵심인력의 해외유출 방지, 첨단기술의 신속·정확한 권리화 등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기술경쟁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가 집중해야 할 기술을 선별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 지원을 확대하겠다.

-달 궤도선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우주 기술 특허경쟁력은 어느 정도이고, 지원 계획은

△항공우주연구원을 제외한 민간기업의 우주 관련 특허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특허청은 특허 빅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한 결과를 민간기업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특허 빅데이터를 보면 실용위성 자체발사국이 특허출원건수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다. 우주 기술 중 위성체, 발사체 관련 특허가 81%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주 기술의 특허경쟁력은 위성을 발사하는 기술의 보유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건수에서 위성체 기술은 세계 5위, 발사체 기술은 세계 7위이나 선도국과는 큰 격차가 있다. 미국, 프랑스 등은 민간기업이 기술개발과 특허출원을 주도하는 반면 우리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외에 민간기업 특허가 매우 부족하다. 현재 우주 기술 특허 빅데이터를 추가로 심도있게 분석 중이며, 연내 분석 결과를 연구기관과 민간에 공유해 우리나라의 특허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지적재산권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효율화 방안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심사관의 선행기술·도형상표 검색, 특허분류, 번역 등에 활용하며, 심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AI 도형상표·디자인 검색시스템은 심사관에게 빠르게 검색결과를 제공해 심사업무를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이에 따른 심사관들의 만족도와 신뢰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검색 정확도 향상,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심사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WIPO 총회가 3년 만에 대면회의로 열렸다. 회의 의미와 국제협력 추진방향은

△WIPO 총회 기간 중에 프랑스와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들이 한국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표 심사에 관심을 보인 만큼 향후 외국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전 세계 지적재산권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식재산 분야 공동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양자간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 2년간 디지털 분야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으로서 화상디자인, 데이터 및 유명인의 초상 등에 관한 보호를 강화한 사실을 소개했다. 또 한·프랑스 특허심사하이웨이 등 5개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11월에는 아세안 10개국 특허청장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아세안 특허청장회의를 개최한다. 이 기간 중 아세안 국가들의 지식재산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 특허청의 종합적인 지원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

-지식재산 가치평가의 신뢰도 제고 방안 및 향후계획은

△지식재산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식재산(IP)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IP 금융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가치평가의 신뢰성 제고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식재산 평가관리센터를 설치해 IP 가치평가 신뢰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평가정보시스템도 구축하는 등 IP 가치평가의 부실평가 방지·적발 기능도 강화하겠다. WIPO 총회 기간 중 싱가포르와 칠레 등의 국가들이 한국의 IP 금융 제도, IP 가치평가 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 향후 외국과 가치평가 지원사업 등 지식재산 금융 정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1961년 부산 출생 △부산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프랑스 로베르슈맹법과대학원(CEIPI)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미국 워싱턴대 법학석사 △고려대 법학박사 △제22회 변리사 시험 합격 △김앤장법률사무소 근무 △청운국제특허법인 대표변리사 △한국여성변리사회 회장 △세계전문직여성(BPW) 한국연맹 회장 △국제변리사연맹 한국협회(FICPI Korea) 회장 △(사)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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