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금융감독원은 헬스케어에 대한 정밀 감리를 진행 중이다. 자세한 일정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감리 결과를 조기에 내놓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헬스케어에 대한 조치안 상정은 상반기에 어렵다고 잠정 결론이 난 상태”라며 “감리가 길어진다면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그룹에 회계 악재가 작용한 것은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헬스케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감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헬스케어에 대한 감리가 장기간 소요되는 이유는 판권 판매가 회계기준 위반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헬스케어는 지난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 152억원을 기록했는데 회계 기준을 위반하면서 영업손실을 모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약 218억원에 매각했는데 이를 영업외수익이 아닌 매출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정관상 정해진 사업목적에 따른 정당한 영업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 부분을 들여다볼 경우 정밀 감리 자체가 통상 긴 시간을 두고 이뤄지기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2017년 4월 감리에 들어간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5월에야 감리위원회 심의를 한 적이 있다.
금감원은 또 셀트리온이 판매하고 헬스케어가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 즉 재고자산이 과도하다는 그간 시장의 지적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가상각이 적용되는 완제품이 아니라 반제품으로 회계 처리한 것이 평가 손실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회계기준 위반이 아닌지도 관건으로 지목된다.
헬스케어가 분식회계로 판명 났을 때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부담이다. 셀트리온 계열사는 감리 우려와 증시 침체가 맞물리면서 주가가 크게 내린 상태다. 헬스케어의 경우 감리 착수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주가가 29.4% 떨어졌다. 셀트리온도 같은 기간 19.8% 하락했다. 셀트리온제약까지 합한 3사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44조2614억원에서 35조1803억원으로 약 9조원이 날아갔다.
감리 결과에 따라 추가 주가 급락이 이어진다면 주주들의 거센 반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분기 말 기준 셀트리온 계열사 3사의 소액주주는 총 40만여명으로 삼성바이오(9만6000여명)의 4배가 넘는다. 셀트리온만 해도 22만7000여명이다.
감리위원 출신인 한 회계 담당 교수는 “정밀 감리의 경우 시간이 1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회계 이슈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감리 결과가 점차 더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며 “셀트리온 계열사에 대한 주주 충성도가 높고 시장 관심이 큰 만큼 감리도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