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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복제약]잇단 발암물질 의약품…복제약 난립이 근본적 문제

김지섭 기자I 2018.08.09 02:00:00

발암물질 고혈압약에 복제약 문제 '급부상'
무분별한 복제약 출시로 인한 품질문제 부각
문제된 발사르탄, 미국·영국 등에 비해 지나치게 많아
효능 차이 없는 복제약 난립…리베이트 원인 지목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발암물질 고혈압약 파동 이후 의약품 사용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복제약(제네릭)들이 발암물질 검출로 판매 중지되면서 복제약 관리 강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발암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관련 제품은 총 174품목에 달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허가된 발사르탄 성분 571품목 가운데 30.5%에 달한다. 이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 적발된 발암물질 고혈압약 품목이 10개 안팎인 점과 비교된다. 그만큼 국내에서 허가된 복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이전에는 복제약 허가를 위한 데이터를 의약품 위탁업체당 최대 2개사까지 공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업체수 제한이 풀리면서 제약사들은 위탁업체를 통해 손쉽게 복제약을 생산,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고혈압·당뇨병 치료제 등은 물론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잘 팔리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특허기간 만료와 함께 수백개의 복제약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 독점을 방지하고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기여하는 등 일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복제약이 시장에 나오다 보니 부작용도 생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중국산 등 값싼 원료를 활용하는 한편, 효능이 같아 차별화가 어려운 복제약을 팔기 위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 이와 관련 지난달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난립하는 복제약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식약처에 주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무분별한 복제약 허가 정책이 결국 발사르탄 사태를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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