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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SBI인베스트, 車 베어링 업체 삼경오토텍 인수

박기주 기자I 2018.07.10 06:00:00

코스닥 상장사와 함께 지분 100% 인수
인수가 총 180억원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BI인베스트먼트가 국내 굴지의 베어링볼 생산업체 삼경오토텍을 인수했다. 그동안 노사 분쟁으로 악화된 삼경오토텍의 경영환경을 개선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는 최근 전략적 투자자인 코스닥 상장사 N사와 함께 삼경오토텍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총 180억원으로 SBI인베스트가 125억원, N사 및 새로운 경영진 측에서 55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번 거래는 이달 중순 증자 자금 납입 등 세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투자 완료 후 SBI인베스트가 약 63.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나머지는 N사 등이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삼경오토텍은 완성차 등에 사용되는 베어링의 부속품 베어링볼(강구)을 생산하는 업체로, 매년 매출액 200억원·영업이익 15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삼경오토텍의 역사는 전신 격인 KBR이 지난 2006년 한화기계의 해당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KBR은 국내 베어링볼 생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였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격화하면서 생산성에 큰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사측은 노조의 반발에 대해 직장폐쇄로 대항했고, 노조 역시 파업으로 맞서는 등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이종철 KBR 대표는 자녀를 통해 동종업체 삼경오토텍을 설립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사업을 넘겼다. 그럼에도 노사 갈등은 지속돼 경쟁사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됐다.

결국 이종철 대표는 다른 관계회사(조건 기자재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삼경오토텍 매각을 결정했고, SBI인베스트가 이를 인수하는 과정을 밟게 됐다.

SBI인베스트는 삼경오토텍의 경영 환경이 정상화되고 과거의 실적을 회복하면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삼경오토텍의 노사갈등으로 반사이익을 본 경쟁업체 ㈜박원의 경우 최근 영업이익률이 24%에 달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에 영향을 끼쳤다. 삼경오토텍은 현재 7~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SBI인베스트먼트는 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600% 수준인 삼경오토텍의 부채비율을 150%까지 낮추는 등 주요 지표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어링산업은 주요 완성품 업체를 비롯해 부속품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20~3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업종”이라며 “삼경오토텍이 노사관계가 정상화되면 수익성도 함께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N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베어링 사업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회사는 현재 해외 법인을 통해 베어링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이미 관련 사업을 담당하던 임원이 지난달 말 삼경오토텍의 대표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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