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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맞어?"..쇼핑의 날로 변질된 美 추수감사절

신정은 기자I 2014.11.29 06:01:00

"추수감사절 휴일 영업, 전체 매출에 큰 도움안돼"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미국 유통업체들이 한 해 최고 대목인 연말 쇼핑시즌에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앞다퉈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주 목요일) 휴일 오후로 앞당기고 있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추수감사절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로 넘어가는 자정에 매장 문을 열었던 미국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와 경쟁사인 콜스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당일 오후 8시에 개장하더니 올해는 이보다 2시간 더 당겨 저녁 6시 문을 열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올해에는 추수감사절 오후 6시부터 세일 행사를 진행했다. 장난감과 유아용품 업체인 토이저러스와 베스비스알어스도 오후 6시에 문을 열었고 대형 할인점인 K마트는 아예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어 제쳤다.

이처럼 소매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인들에게 특별한 휴일인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목요일부터 나흘간의 휴일이 이어지면서 먼 곳에 있는 친지들과 만나 구운 칠면조 요리를 먹는 전통이 미국인들에게는 있었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이 쇼핑 준비시간처럼 바뀐데다 휴일에 소매업체에서 일해야 하는 종업원들까지 늘어나면서 정작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데 대해 불만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휴일 영업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미국 CNN뉴스는 26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당일 영업이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추수감사절 영업을 하면서 당일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 8억1000만달러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5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대비 2013년 매출 변화 추이. (출처=쇼퍼트렉)
그러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추수감사절 매출이 늘어난 만큼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영업일수를 늘려봤자 결국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은 셈이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쇼퍼트렉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매출은 18억달러 늘어난 데 비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15억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조사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에 이르는 1억4100만명이 연말에 소매업체들을 찾아 쇼핑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했지만, 추수감사절 당일에 쇼핑을 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3.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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