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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불안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후티 반군은 홍해를 지나가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지난 4일에는 무장 해상 드론까지 사용했다. 이에 선박들은 홍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로 우회하고 있으며, 편도 기준 평균 10~15일 정도의 시간이 추가로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를 우회하는 선박 수는 전체 글로벌 선대의 약 20%에 달한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에 이어 세계 4위인 중국 코스코도 홍해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로 인해 해상 운임은 최근 급등세를 보였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전 주 대비 7.79% 오른 1896.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집계하는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KCCI) 역시 24.21% 뛴 1934에 달했다.
SCFI가 1800선을 넘어선 것은 1년 2개월만의 일이며, 코로나19로 ‘해운업 특수’가 있었던 2022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2주일 전(14.8%)과 1주일 전(40%)에 비하면 오름폭은 축소됐지만, 오는 4월까지 건기가 예상되는 파나마 운하의 가뭄·수위 하강에 따른 운행 선박수 제한에 이어 홍해 변수까지 추가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해수부는 본격적인 홍해 사태의 영향이 예상되는 이달 중순에서 2월 초 사이 컨테이너 선박을 임시 투입한다. 해수부는 HMM과의 협의를 통해 오는 18일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1만1000TEU급 대형 선박 1척을 북유럽 노선에 투입 결정했다.이달 중순과 내달 4일까지 3회에 걸쳐서는 지중해 노선에는 4000~6000TEU급 중형 선박 3척을 투입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유럽을 향하기 위해서는 수에즈 운하 통과가 필수적인데 이로 인해 가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노선이며, 북유럽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이 핵심 항구로 자리잡고 있어 기본적으로 큰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중해 노선 역시 수에즈 운하의 영향이 큰 노선으로, 선박 수요 등을 종합해 우선 순위를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갖춘 국적 선사는 HMM 하나인 만큼 선박 투입으로만은 한계가 있고, 운임이 오르면 이에 연계된 유가, 보험료 등이 오르며 장기적으로는 업계 전체의 부담이 가중된다”며 “불공정 운임 신고센터 등을 운영하더라도 수출에 사활이 걸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섣불리 신고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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