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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황제' 다이먼 작심 비판 "연준 전망 100% 틀렸다"(종합)

김상윤 기자I 2023.10.25 04:06:06

“인플레 상승·성장 둔화..연준·정부 대처할지 의문”
“기준금리 7% 넘는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래리핑크 "나쁜 정책 1970년대 같다..재정투입 우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월가 수장들이 일제히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과 블랙록의 래리핑크 최고경영자(CEO)는 “1970년대 나쁜 정책 시대를 보는 것 같다”며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경제 불확실성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AFP)
다이먼 “내년 상당히 우려..금리 7%시대 대비해야”

2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서밋’ 행사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연준이 1년 6개월 전 내놓은 경제 전망은 100% 틀렸다”며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세 둔화가 초래할 경제의 부정적 여파를 중앙은행과 정부가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가 올해말까지 2.8%, 미국 근원 물가상승률은 2.8%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는 5.5%, 지난 9월 근원물가상승률은 4.1%에 달하고 있다.

다이먼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힘을 갖고 있는 정서가 있다”며 “저는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당히 조심스럽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1970년대에 가깝다”고 우려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고강도 금융긴축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졌던 당시와 현재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미국은 막대한 베트남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달러를 마구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이 촉발됐고, 1979년 미국 연준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5%였던 기준 금리를 19%까지 인상하면서 겨우 물가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고강도 금융긴축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가 유발됐다.

다이먼은 특히 금리가 7%를 넘어설 수 있는 잠재적 시나리오에 대해 경고했다. 시장에서 연준이 기껏해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것과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견해다.

그는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든, 오르지 않든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수익률(채권 수익률 변화) 곡선 전체가 1%포인트 상승하더라도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채금리가 최근 5% 육박한 상황에서 그 이상 크게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준 및 시장이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재정 투입 계속..고금리 더 오래 유지될 것”

래리 핑크 CEO도 비슷한 견해를 냈다. 그는 “현재 상황은 나쁜 정책이 펼쳐졌던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며 “현재 공급망의 정치화, 포퓰리즘, 합법적 이민 제한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미 국가부채가 33조달러(약 4경3600조원)에 돌파한 것을 거론하며 “금리는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부채가 급증하면서 국채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공급 대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국채금리가 계속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다.

내년 미국 경제가 경착률할지 연착륙할지에 대해서 핑크 CEO는 “둘다 아니다”며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소법(IRA) 등에 투입되고 있는 재정부양책이 여전히 경제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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