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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라면값 압박에도…외국인, 16일째 농심 '줍줍'

김인경 기자I 2023.06.26 06:01:00

농심, 추경호 부총리 발언 후 7.65% 하락해
외국인은 상관없이 1일부터 23일까지 186억 순매수
라면가격 인하 우려 속에도 '우려 과도' 목소리
美 시장 견조해 실적 전망 상향…베트남 개척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부의 ‘라면값’ 지적 속에 농심(004370)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외국인들은 16거래일 연속 농심 주식을 사들이며 ‘줍줍’에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농심은 전 거래일보다 1만500원(2.53%) 내린 4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농심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사들인 금액은 186억원에 달한다.

농심은 지난 18일 이후 무려 7.6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2.12%)보다 가파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탓이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지난해 말 크게 오른 라면값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라면 가격에 대해 “지난해 9, 10월에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라면 가격이 인하될 경우 농심의 영업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매도 물량이 출회했다. 농심은 지난해 전체 매출(3조1290억원) 가운데 78.8%가 라면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에 추 부총리의 발언 직후인 19일엔 주가가 무려 6.05%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외국인이 계속 순매수를 이어갈 만큼 매수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판단이다.

먼저 북미시장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농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8604억원, 영업이익은 86% 늘어난 63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그런데 1분기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중 절반 넘는 금액(154억원)이 미국에서 나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북미 지역에서도 인스턴트 라면 시장은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K-라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북미 지역에서 라면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절대적인 소비량이 적어 확장성이 크다. 연간 미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15개로 한국(77개), 일본(48개), 중국(32개) 등 아시아 시장과 견주면 한참 낮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주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고성장 및 시장 지위 상승, 국내에서 견고한 시장지배력, 인플레이션 상황 속 라면 수요 부각되는 환경에서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돼 가격 부담은 낮아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41억원으로 한 달 전(316억원)보다 7.91% 증가했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같은 기간 1896억원에서 1974억원으로 4.11% 늘어났다.

주말 동안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도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농심은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 참여기업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K-Food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베트남 현지인들과 함께 한-베 퓨전 음식을 맛보며 K-푸드를 널리 홍보하기도 했다.

농심의 베트남 법인 매출은 올 1분기 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에 이어 5번째에 불과하지만, 한류 열풍이나 라면 소비량 등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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