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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추미애 증세안에 침묵..25일 입장 발표

최훈길 기자I 2017.07.21 04:30:00

"회의 중"..여당 증세안에 입장 발표 유보
"명목세율 인상 無" 기재부 발표 뒤집혀
25일 '새정부 경제정책' 부총리 브리핑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획재정부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증세안에 대해 일단 입장 발표를 유보하고 오는 25일 최종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추 대표의 증세안에 대한 기재부 입장에 대해 “다음 주 화요일에 부총리 브리핑이 있다”며 “이때 질의응답 과정에서 입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관련 합동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달 15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세,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세출에서 재량지출, 구조조정, 불요불급한 것에 대한 여러 가지를 보면서 비과세 감면 등을 하고 있다. 명목세 인상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동원하는데 주력하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세·법인세 증세 방안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 5억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0%에서 42%로 △법인세의 경우 과표 2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과표는 소득액에서 공제액을 뺀 금액으로 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을 뜻한다.

추 대표의 주장은 ‘소득세·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김동연 부총리,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그럼에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당이 세제 개편 방안을 건의함에 따라 당·정부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세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기재부는 당혹스런 분위기가 역력했다. 세제실 일부 관계자들은 “회의 중”이라며 언론 접촉을 피한 채 일체 함구했다. 기재부는 이날 밤까지 대책회의를 하고 증세안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내달 첫째 주에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통화에서 “당과 일부 언론에서 ‘집권 초기에 국민 지지기반이 높을 때 증세를 해야 한다. 내년에 여건이 좋아지는 게 아니다’고 했다. (장관들로부터) ‘지금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며 “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기재부 세제실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보고 해서 (증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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