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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수출(1~11월 누적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1.2%나 줄어든 1140억달러로 나타났는데, 이중 반도체 수출이 489억달러에서 328억달러로 무려 32.9%(161억달러)나 줄어들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 부회장의 말처럼 반도체 수출 부진이 전체 대중수출 감소로 이어진 것이었다.
그는 또 “국가별로 보면 대만도 26.1%, 베트남도 13.1% 수출이 확 줄어들었다”며 “만약 중국만 수출이 줄었으면 미·중 갈등 효과라고 하겠는데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IT수요가 줄어든 탓에 베트남과 대만을 통한 반도체 수출량도 줄었다는 해석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20여년만에 우리의 월간 1위 수출국에 오른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대미 수출이 늘어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자동차”라며 “대미 자동차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무려 44.3%에 달했으며 자동차 부품까지 더하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나 차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한 번에 폭발한 것을 우리나라 완성차업체들이 제대로 공략한 효과가 컸다. 반면 같은 기간 대미 반도체 수출량은 47.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중 수출이 미국에 역전을 당한 것은 자동차업계 호황과 IT수요 부진이 겹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은 IT 수요 회복과 함께 대중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며 중국 시장을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IRA법과 미·중 분쟁, 그리고 시장 성장률 둔화 탓에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렇게만 봐서는 안 된다”며 “초고속 성장이 끝난 것이지 여전히 매년 5% 이상 성장하는 거대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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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중국 시장 공략법을 수정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 로컬기업들의 경쟁력이 깜짝 놀랄 정도로 올라왔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더 향상시켜 중국이 우리나라 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