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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마음으로"…네이버·엔비디아 막차 타는 개미들

김보겸 기자I 2023.08.24 05:20:00

엔비디아 2Q 실적·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발표
개인순매수 몰려…네이버 7위·엔비디아 1위
외인·기관은 덜어내…주가도 2%씩 하락
"높은 금리 버텨낼 수 있는 주식이 수익률 방어"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번 주 인공지능(AI) 슈퍼위크를 앞두고 발표 직전인 23일 AI 관련주에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몰렸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속에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AI 호재를 시장이 선반영했다는 평가다. AI 관련주에 대한 증권가 주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모멘텀보다는 실적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몰렸다.(사진=텔레그램)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네이버에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이 243억9600만원이 몰리며 개인순매수 7위에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같은 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AI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도 서학개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하루 동안 순매수결제금액 1911만달러가 몰리면서다. 이는 서학개미 순매수 2위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QQQ ETF’(SQQQ)(약 633만달러)보다 세 배 넘는 수준이다.

AI 관련주에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몰린 건 24일 발표되는 두 가지 이벤트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한국 시간 24일 새벽 엔비디아는 5~7월 2분기 실적 발표를,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있다.

먼저 엔비디아는 2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 담당 애널리스트 50명 전원이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현 456.68달러인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까지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같은 날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다. 올 2월부터 네이버가 예고한 하이파클로바X는 개인과 기업, 국가 등 이용자 목적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AI다.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더 잘한다”는 특성을 내세워 비영어권에 특화한 초대규모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생성형 AI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이벤트 발표를 앞두고 개인들이 관련주를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팔아치웠다. 23일 외국인은 네이버 주식을 130억6983만원어치, 기관은 118억829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네이버는 외국인 순매도 12위, 기관 순매도 6위를 기록했다. 큰 손과 개인투자자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한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시장이 AI 슈퍼위크 호재를 선반영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발표 하루 전 네이버 주가는 5500원(2.49%) 빠진 21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실적 발표 기대에 8% 넘게 폭등했던 엔비디아 주가도 발표 전날 2.77%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엔비디아 목표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클로바X 공개로 네이버의 AI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국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목표가 31만원을 유지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이퍼클로바X가 네이버가 보유한 버티컬 서비스에 결합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재무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지만, 목표가 상향은 없었다.

반면 엔비디아에 대해선 시장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HSBC 는 목표가를 620달러로 상향했다. 현재가보다 80%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주에는 투자은행 로젠블랫이 목표가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대폭 올리기도 했다. 현재 월가 최고 목표가는 1000달러다. 전문가들은 AI 관련주에 있어 모멘텀보다는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이벤트가 많지만 높은 금리를 버텨낼 수 있는 주식이 수익률을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빅테크나 생성형 AI보다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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