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 지연 우려…제조업 심리 지수, 전월과 보합

최정희 기자I 2023.06.29 06:00:00

한은,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제조업 심리지수 73으로 전월과 동일
반도체 등 전자·영상·통신장비 심리 7p↓
서비스업 심리 1p↓, 5개월 만에 하락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제조업 심리 지수 개선세가 멈췄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던 기대가 약해진 영향이다. 반도체가 속한 전자·영상·통신장비 심리 지수가 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수출기업의 심리 지수도 3포인트 떨어졌다.

출처: 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BSI는 7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전산업 업황BSI는 1월과 2월 69, 3월과 4월 72에서 5월, 6월 76을 기록하면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업황전망 BSI는 1포인트 하락한 75로 한 달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 업황BSI는 73으로 전월과 같았다. 2월 63에서 3월과 4월 70, 5월과 6월 73으로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기업 규모별, 수출 및 내수기업별로 심리 회복 방향이 엇갈렸다. 대기업BSI는 4포인트 오른 75로 두 달 연속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BSI는 4포인트 하락한 71로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3포인트 하락한 67로 한 달 만에 떨어졌다. 내수기업은 4포인트 오른 78로 집계돼 석 달 간 보합세를 유지하다 넉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제조업 심리 회복이 더딘 이유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심리가 나빠진 영향이다. 전자·영상·통신장비BSI는 7포인트 하락한 67로 집계됐다.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 및 수출 부진, 반도체 설계 및 기판업체의 업황 부진 영향이다. 전월엔 BSI가 12포인트 급등했으나 이달 하락 전환한 것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달에는 반도체 대기업의 감산 소식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데다 장비 업체 역시 수주 잔량이 남아 있어서 심리 지수가 상승했는데 이번에는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 관련 응답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업황 전망BSI도 7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른 업종을 살펴보면 전기장비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로 인한 케이블 수요 증가로 12포인트 상승하고, 화학물질 및 제품은 기초화학물질 제품 수요 증가로 5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BSI가 1포인트 올랐고 채산성 또한 3포인트 상승했다. 생산, 신규수주가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상승하면서 개선 기대감이 커졌으나 동시에 제품재고 수준도 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비스업 업황BSI는 77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으나 다음 달 전망BSI는 78로 전월과 같았다. 해외 여행객의 로밍 수요 증가 등으로 정보통신업BSI는 5포인트 상승했으나 전방산업 부진으로 고객 수요가 줄어든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11포인트나 하락했다. 전기요금 동결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전기·가스·증기BSI도 10포인트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도소매업도 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내수 부진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제조업에선 수출 부진을, 서비스업에선 인력난·인건비 상승의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비 1.5포인트 오른 95.7을 기록했다.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순환변동치는 91.8로 전월과 같았다. 순환변동치는 2021년 11월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다 이번에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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