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호재` 뉴욕 급반등..다우 215p↑

전설리 기자I 2007.11.28 06:59:54

씨티 오일달러 수혈로 `신용우려 진정`
유가 3弗 이상 급락..94弗대
소비심리 `2년 최저`-주택가격 `20년 최대 낙폭`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전날 급락세에서 벗어나 급반등했다.
 
미국 최대은행인 씨티그룹이 아부다비 국부펀드로부터 7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는 소식에 잇단 신용 악재로 위축된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도 지수 상승을 지지했다.

다우 지수는 200포인트 이상 올라 1만3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주요 지수는 부진한 경제지표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때로 주춤거리기도 했으나 장중 내내 100포인트 이상 상승권에 머물며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씨티그룹은 이날 75억달러 규모의 `에쿼티 유닛`을 아부다비투자청(ADIA)에 매각한다고 밝혀 신용 우려감을 진정시켰다.

경제지표가 부진했고, 연준 이사들의 금리 인하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달았지만 투자 심리를 크게 훼손시키지는 못했다.

이날 발표된 1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분기 케이스-쉴러(Case-Shiller) 주택가격 지수도 20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 주택 시장이 여전히 바닥을 모르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958.44로 전일대비 215포인트(1.69%)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81포인트(1.57%) 오른 2580.80에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28.23으로 21.01포인트(1.49%) 올랐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기대에 힘입어 94달러대로 급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28달러(3.4%) 하락한 94.42달러로 마감했다.

달러는 반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대비 1.13엔(1.05%) 상승한 108.54엔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32센트(0.21%) 내린 1.484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급등, 전날의 급락분을 거의 반납했다.(가격 하락)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대비 9.8bp 오른 3.94%를 기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3.06%로 17.4bp 급등했다.

◇씨티 등 금융주, 인텔 등 기술주, 탤봇 등 유통주 `상승`

아부다비투자청(ADIA)으로부터 7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씨티그룹(C)이 1.7% 올랐다. 

다른 금융주들도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2.5% 올랐고, JP모간 체이스(JPM)와 메릴린치(MER)도 4%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GS)도 2.8% 전진했다.

JP모간의 순익 전망 상향에 힘입어 인텔을 선두로 기술주들도 일제히 올랐다.

인텔(INTC)이 3%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애플(AAPL)은 각각 0.3%, 1.3% 상승했다. 구글(GOOG)도 1.1% 올랐다.

JP모간은 이날 PC와 노트북의 견조한 수요를 들어 인텔의 순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여성 의류업체 탤봇(TLB)은 3분기 실적이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6.4% 상승했다.

탤봇은 3분기 939만달러(주당 18센트)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동기 806만달러(주당 15센트)의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주당 23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던 월가 전망치는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사무용품 전문 유통업체 스테이플스(SPLS)도 월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10.6% 뛰었다.

스테이플스의 3분기 순이익은 소송 비용으로 5.3% 줄었지만 소송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42센트로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0센트를 상회했다.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인 액티비전(ATVI)은 비디오 게임 판매 호조로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13.8% 급등했다.

액티비전은 올 회계년도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55센트에서 75센트로 대폭 올려잡았다. 매출액 전망치도 20억7000만달러에서 23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 `추가 금리인하 반대` 발언 잇따라

이날 연준 이사들은 잇달아 금리 인하 중단을 시사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금리를 인위적으로(arbitrarily) 인하하거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금융시장이 구하는 답을 제공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 내달 11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향후 몇 분기 동안 느린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 중반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플로서 총재는 "다가오는 몇 주 동안 경제지표가 나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나쁘지만 않다면 취약한 지표가 금리 정책에 관한 나의 견해를 뒤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도 "연준의 현 금리 정책은 연준의 두 가지 책무(경기 부양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수행하고 금융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돕는데 적정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는 이어 "미국의 경제가 하락할 위험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할 위험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10월 FOMC 성명서 내용을 되풀이했다.
 
◇11월 소비심리 `2년 최저`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심리는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민간경제 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95.2에서 87.3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낙폭도 최대다. 아울러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90.2도 하회한 수준이다.

고유가와 주식 및 주택 가격 하락 여파로 기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향후 6개월 뒤의 체감경기를 의미하는 기대지수는 전월의 80에서 68.7로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는 118.0에서 115.4로 하락했다.

린 프랑코 컨퍼런스 보드 이사는 블랙 프라이데이 소매유통업체들의 매출이 기대 이상이었던 점을 들어 "소비심리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지만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시즌 구매 욕구를 잃어버리지는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3분기 주택가격 4.5%↓..`20년 최대`

미국의 지난 3분기 주택가격이 20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3분기 케이스-쉴러(Case-Shiller) 주택가격 지수가 전년동기대비 4.5%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지수가 지난 20년전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3분기 주택가격 지수는 2분기에 비해서도 1.7% 하락했다. 2분기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3.2% 하락했었다.

한편 지난 9월 미국 20대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8월에 비해 4.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도시의 경우는 5.5% 하락했다.

사상 처음으로 20개 도시의 주택가격이 모두 하락 가운데 마이애미와 피닉스, 샌디에고, 라스베가스, 로스엔젤레스의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의 공동 창안자인 매크로마켓의 로버트 쉴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데이타에서 긍정적인 부문은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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