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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 인터넷기업 '제3자 게시물 면책조항' 개정 착수..한국은 어떤가?

김현아 기자I 2020.10.18 08:02:45

한국, 플랫폼 규제 강화에도 면책 조항은 살아 있어
네티즌 반론권은 부족..공약 이행 안 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아짓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 / 블룸버그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인터넷기업에 보장했던 통신품위법 230조 면책조항에 대해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미국 내 IT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통신품위법 230조는 인터넷기업들이 제3자가 올리는 유해물 또는 명예훼손의 게시물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사라지면 인터넷 기업들은 모든 콘텐츠를 자체 심의해 지우거나 가리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되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논란에 직면할 것이고, 방문한 이용자를 상대로 광고나 커머스 사업을 해서 수익을 내는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델이 흔들린다.

외신에 따르면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지난 15일(현지 시간)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 230조 면책조항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는 지난 5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후속 작업이다. 행정명령에선 상무부 산하 기관인 ‘전기통신 및 정보청’에게 FCC에 230조 재검토 요구를 하도록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SNS 기업들이 더는 법적 책임에대한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며 입법까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SNS 기업들은 표현의 자유를 갖지만, 다른 미디어엔 허용되지 않은 면책 권한까지 가질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 플랫폼 규제 강화에도 면책 조항 살아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미국처럼 게시물 유통에 대한 면책 조항을 없애자는 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플랫폼 기업과 입점 기업 간 ‘갑을 관계’ 근절을 위한 것이고,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N번방 방지법’ 역시 디지털성범죄물 유통 방지 의무 조치 대상을 일반에게 공개돼 유통되는 정보로 한정하고, 피해자나 공공기관의 삭제요청 콘텐츠를 대상으로 제한했다. 즉, 인터넷 기업들이 블로그나 카카오톡 같은 사적 공간을 맘대로 모니터링 해 차단하는 게 아니다.

뿐만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는 네이버·카카오 등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으로 신고된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임시조치(가리기)하면 이로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이 살아 있다.

네티즌 반론권은 부족..공약 이행 안 돼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차단당하거나 삭제 당한 콘텐츠를 올린 네티즌들의 반론권이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중앙선대위에 표현의자유위원회(위원장 유승희)를 만들고 진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위법성 조각 사유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표현의 자유 공약을 발표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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