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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쇼핑 요충지로 떠오른 광명…분양권 웃돈만 1.2억

김성훈 기자I 2016.06.24 05:30:00

KTX광명역+서울 강남순환 고속도로 개통
이케아·코스트코 등 유통시설 갖춰지며 인기 상승
광명역 파크자이 1차 전용 59㎡ 입주권에 웃돈 1.2억
인근 서울지역 분양단지 아파트값도 추월
청약불법행위 단속 무용지물..분양권 매입 신중해야

△경기도 광명시 주택시장이 강남순환로 개통 등 잇단 호재에 힘입어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우량주로 떠올랐다.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지구 전경.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원다연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이른 장마를 알리는 빗줄기가 쏟아졌다. 지난 22일 비를 피해 글로벌 가구·생활용품점인 이케아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평일인데도 매장을 가득 채운 인파가 눈에 띄었다. 쉴 새 없이 차들이 오가는 주차장에서 후덥지근한 기운이 올라왔다. 한 시간 동안 줄기차게 내린 비가 잦아들자 아파트 공사장에서 숨죽이던 대형 크레인이 다시금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이은 교통 호재와 대형 유통망 진출 등에 힘입어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우량주로 발돋움한 광명시는 굵은 빗줄기에도 아파트 공사에 여념이 없었다.

광명시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은 열기를 내뿜고 집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분양권에 웃돈이 꽤 붙으면서 인근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값을 추월했다. 서울 강남과 전국을 잇는 교통망이 속속 들어선데다 이케아·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시설까지 갖춰진 영향 때문이다.

△ 지난 2014년 문을 연 이케아 광명점은 평일임에도 매장을 찾은 방문객이 많았다. 이케아 광명점 2층에서 바라본 1층 전경.
◇‘청약 불패’ 광명역세권… 수십대 일 경쟁률에 순식간에 완판

태영건설이 광명역세권지구에서 마지막 분양 단지로 선보인 ‘광명역 태영 데시앙’ 아파트(전용면적 84~102㎡ 1500가구)는 지난달 11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112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4만 1182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36대 1로 전 주택형이 조기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84㎡C형으로 288대 1을 나타냈다. 이 아파트는 정당계약을 시작한 지 4일 만인 지난달 27일 완판됐다.

지난 2004년 ‘KTX 광명역’ 개통 이후 역 인근 195만㎡ 부지에 주택 9000여 가구와 상업시설을 짓는 광명 역세권지구 사업이 본격화되자 광명시 일대 주택시장이 들썩였다. 개장 때부터 관심을 끌었던 이케아 광명점과 바로 옆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사거리 맞은편 코스트코 코리아 등 대형 유통시설이 최근 잇달아 들어선 것도 시장 활성화에 한몫했다. 더욱이 서울 금천구와 강남구를 잇는 강남순환로 1단계 구간이 개통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름을 부었다. 광명시 일직동 D공인 중개사 대표는 “내달 3일부터 강남순환로가 개통된다는 소식이 나오자 며칠 새 문의 전화가 2~3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도 가속도…“가격 거품 붕괴 주의해야“

잇단 호재에 들뜬 광명시에 신규 분양한 아파트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치열해지면서 분양권 웃돈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2014년부터 광명역세권 일대에 분양한 아파트 단지 5곳에 적게는 5000만원에서 최고 1억 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내년 8월 입주를 앞둔 ‘광명역 파크자이 1차’ 전용 59㎡형은 웃돈이 평균 1억 2000만원 가량 붙어 거래되고 있다. 고층부 기준으로 당시 분양가(3억 4680만원)에 웃돈을 더한 아파트값이 4억 6680만원으로 오는 11월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입주하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전용 59㎡형의 분양권 값(4억 4200만원)마저 뛰어 넘은 것이다. 일직동 K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한 달에 평균 500만원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아파트 4단지와 7~11단지가 시행사 선정을 마친 가운데 이르면 내년에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총 764가구로 재건축되는 철산 주공 4단지 59㎡형은 올 1월보다 2500만원 오른 4억 5000만원에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형성돼 있다. 철산동 T공인 관계자는 “강남에서 시작된 재건축 열기가 광명에도 이어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며 “일반분양을 앞두고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내놓은 물건이 없어 거래 자체는 뜸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분양시장에 합류하면서 웃돈이 과도하게 붙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 자문부 팀장은 “최근 분양시장 호조에 편승해 단기 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이 급속도로 분양권 시장에 유입되면서 웃돈 상승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입주 시점이 가까워질 수록 투자 수요가 빠지고 실수요만 남으면 아파트 분양권 시세에 거품이 순식간에 꺼질 수 있는 만큼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분양시장에 합류해 웃돈이 과도하게 붙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실거래가보다 거래금액을 적게 신고하는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광명역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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