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차로 꼽히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세 차종 모두 디자인 과정에 한국인 디자이너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벤테이가와 콜벳은 이상엽 디자이너가, 4시리즈 쿠페는 강원규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
또 미국 링컨 MKZ와 MKC의 실내는 강수영 링컨 인테리어 총괄이 디자인했다. 프랑스 푸조 208와 미국 크라이슬러 300의 실내도 각각 신용욱 푸조 디자이너와 류영준 크라이슬러 디자이너의 손을 거쳤다.
바야흐로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의 전성시대다. 벤츠·BMW·포르쉐 같은 독일 브랜드에서부터 도요타 같은 일본 브랜드까지 세계 곳곳에 한국인 디자이너가 활약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중 한국인 디자이너가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미국 GM 내 디자인 센터에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미국 국적 다음으로 많다. 전 세계 7개국 10개 디자인 센터 디자이너 2500명 중 200여명이 한국인이다. 도요타 미국 디자인센터도 20여 디자이너 중 4분의 1이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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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미국 도요타 칼티 안 아버 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는 “한국인이 손재주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섬세한 감각과 민첩함, 근면함, 언어구사 능력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 같다”며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디테일한 부분을 더 잘 챙긴다”고 부연했다.
열정도 많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인 대학의 한국인 학생 비율은 20% 전후다.
국제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커진 것도 한몫한다. 강원규 디자이너도 기아차에서 출발해 현재는 BMW에 있다.
국내 대학 디자인관련 학과에서 곧장 해외 자동차 회사에 직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벤틀리에서 일하는 4명의 디자이너 중 3명도 한국 대학 출신이다. 포르쉐 선행 디자인 팀에서 일하는 정우성 디자이너도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일원인 한국GM과 르노삼성도 한국인 디자이너가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쉐보레의 글로벌 중소형 차종은 대부분 경차 개발·생산기지인 한국GM 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만든다.
르노의 중·대형 세단도 경기도 기흥의 르노삼성 디자인센터를 중심축으로 다듬어진다. 내년 국내 출시하는 르노 탈리스만도 성주완 르노디자인 아시아 매니저를 비롯한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길이 묻어 있다.
자동차 디자인도 이미 글로벌화했고 한국도 글로벌 무대의 일원인 만큼 출신은 이제 중요치 않다는 게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디자이너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스티브 김 한국GM 디자인센터 상무는 “출신은 중요치 않다”며 “다양한 경험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는 지난 2013년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 모임(KADA)이 출범했다. 한인 디자이너 지망생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상엽 디자이너는 지난해 모교인 홍익대에서 후진 양성을 위한 벤틀리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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