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세로 마쳤다.
이날 여전한 경기후퇴(recession) 우려 속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스타벅스와 베어스턴스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호재로 상승 출발한 뉴욕 증시는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파산설이 나돌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컨트리와이드가 파산설에 대해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잠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수면 위로 떠오른 신용 우려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장 마감을 1시간 남겨두고 급격히 미끄러져내렸다.
특히 AT&T는 전화 및 인터넷 통신료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혀 경기후퇴 및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키며 나스닥 지수의 8일 연속 하락을 주도했다.
주택지표와 주택건설업체 KB홈의 실적 악화도 주택시장이 침체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11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3개월만에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589.07로 전일대비 238.42포인트(1.86%)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8.95포인트(2.36%) 급락한 2440.51로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00선을 하회하며 25.99포인트(1.84%) 밀린 1390.19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재고 감소 우려로 나흘만에 반등하며 96달러대로 올라섰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24달러(1.3%) 상승한 96.3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컨트리와이드 등 금융주, AT&T `하락`-스타벅스 `급등`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FC)이 28.4% 급락했다.
컨트리와이드는 이날 파산설에 대해 "근거 없다"고 일축했으나 유동성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모간스탠리가 채권 보험사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채권 보험사들 주가도 일제히 밀렸다.
암박 파이낸셜 그룹(ABK)이 16.7% 내렸고, MBIA(MBI)도 20.7% 떨어졌다.
제임스 케인 회장 겸 CEO의 교체 소식에 상승세를 탔던 베어스턴스(BSC)도 6.7% 밀렸다.
지난 1993년부터 CEO를 맡아 왔던 케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회사가 큰 손실을 입으면서 주주들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아 왔다. 특히 2개 헤지펀드가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사태가 심각했던 지난 7월에도 골프를 치거나 카드게임 대회에 참석하는 등의 행태로 지탄을 받았다.
이밖에 다른 금융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이 2.9%, 씨티그룹(C), JP모간 체이스(JPM)가 각각 4%씩 내렸다.
KB홈(KBH)은 실적 악화로 9.2% 떨어졌다.
KB홈은 4분기 손실이 7억7270만달러(주당 9.99달러)로 전년동기 4960만달러(주당 64센트) 대비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08달러보다도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KB홈의 제프리 메즈거 CEO는 "2008년은 주택건설사상 또 다른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T&T(T)는 4.6% 하락했다.
랜달 스티븐슨 AT&T CEO는 이날 "전화 및 인터넷 통신료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3.3% 내렸다.
MS는 노르웨이 검색 소프트웨어 업체인 패스트 서치 앤 트랜스퍼를 1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SBUX)는 하워드 슐츠 회장의 CEO 복귀 효과로 8.1%의 급등했다.
◇잠정주택판매 `3개월만에 감소`
미국의 잠정주택판매는 3개월만에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87.6으로 전월대비 2.6%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3개월만의 하락세로 월가 전망치도 하회한 것이다. 월가는 11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0.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19.2% 하락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북동부와 서부, 중서부가 각각 13%, 2.1%, 4.1% 떨어졌다. 반면 남부는 2.3% 상승했다.
로렌스 윤 NAR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소폭의 추가 하락이 있더라도 반등 이전에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기존주택판매 전망치를 0.9% 증가한 570만채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달 0.4% 증가에서 상향 조정한 수치다.
잠정주택판매는 매매계약이 체결됐지만 대금지급 등 거래가 종료되지 않은 계약 건수를 집계한 부동산 지표다. 부동산 거래가 통상 계약 체결 후 1~2개월이 지나야 완전히 종료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