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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웨스트 주가 돌연 82% 폭등
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81.70% 폭등한 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22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 50.62% 폭락한 이후 갑자기 다시 오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본사로 한 팩웨스트는 그동안 퍼스트 리퍼블릭에 이은 위기 은행으로 지목 받아 왔다.
팩웨스트는 자산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고, 그 이후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 리퍼블릭의 붕괴 수순처럼 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코메리카, 자이언스의 주가는 각각 49.23%, 16.76%, 19.22% 치솟았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거점으로 한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회사 전체 혹은 일부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 이후 주가가 폭락했으나,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JP모건체이스(1.96%), 뱅크오브아메리카(BoA·2.67%), 씨티그룹(3.16%), 웰스파고(3.29%)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 역시 모두 올랐다.
이날 지역은행 주가가 뛴 결정적인 요인인 JP모건이 웨스턴 얼라이언스, 코메리카, 자이언스를 두고 “주가가 과도하게 낮은 상태”라며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주가가 너무 빠졌다는 것이다. 웨스턴 얼라이언스와 코메리카는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했고, 자이언스는 ‘비중 축소’에서 두 단계나 올렸다.
◇“배후에 공매도 세력” 관측도
JP모건은 그러면서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크게 잘못 평가됐다”고 진단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통상 초단기 매매 차익을 노리는데 사용하는 기법이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은행 주가 변동성 뒤에 있는 시장 조작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변동성은 많은 지역 은행들이 안정적인 예금과 충분한 자본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은행연합회(ABA)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역은행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멈추게 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백악관은 이미 은행주에 대한 공매도 압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당국은 지역은행 주가 폭락의 배후에 공매도 투기 세력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은행주 변동성이 실제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지적 역시 있다. 소피의 리즈 영 투자전략 책임자는 “지역은행 부문의 여파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동성 위기는 보편적인 어려움”이라고 했다.
시장이 특히 다음 뇌관으로 꼽고 있는 곳은 상업용 부동산이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늘고 근래 구조조정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악성 대출이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건전성 우려에 따른 중소은행 뱅크런→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회수→상업용 부동산 강제 매각 혹은 추가 하락→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뱅크런 추가 가속화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이다.
중소 지역은행들은 미국 내 전체 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운데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깊숙이 개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