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美공화당 승리에도 대북정책 기조 변화 없을 듯…트럼프는 변수

이유림 기자I 2022.11.10 05:25:00

바이든 대북정책 대해 공화당 '소극적이고 나약' 비판
美의회 기류 달라질까…北 대화 거부해 모멘텀 쉽지 않아
변수는 김정은과 회담한 트럼프…대선 재도전 가능성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여겨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함에 따라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초기 대북정책과 관련해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을 내세웠다. 그러나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 워싱턴 정가 일각에선 ‘소극적이고 나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북한은 최근 단거리·중거리에 이어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한반도와 역내 및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되던 9일에도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통상 북한 문제에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 만큼 향후 미국 의회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강하게 제기해 바이든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미셸 루한 그리샴 현 뉴멕시코 주지사와 다른 뉴멕시코주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바이든 정부의 정책 전반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지만,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길 거부하는 상황에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변화의 계기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더 시급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당이 우위를 점한다 하더라도 북한 문제는 누가 더 강경하냐, 덜 강경하냐의 차이”라며 “대화 국면으로 바뀔 정도로 미국 의회 분위기가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의장직에 오를 것으로 확실시되는 케빈 매카시 의원의 경우 과거 오바마 행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던 사람이고 대북 강경론자”라며 “새 군사위원장, 아태소위원장 등 후보군을 보더라도 대북 강경론자 일색이기 때문에 현재의 북미 경색 국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위원 역시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외교·안보 정책을 책임지는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변수가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자택에서 ‘중대 발표’를 하겠다며 2024년 대선에 재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200명 이상의 공화당 예비후보를 지지해 그 가운데 130여명을 본선 후보로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8년과 2019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당사자로,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에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중간선거 승리가 자신의 공이라며 정계 복귀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향후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