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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희망을 말한다]市 재정 안정, 상가는 활기…이천 웃게한 SK하이닉스

양희동 기자I 2019.01.03 05:00:00
2008년 이후 연도별 이천시 인구 변화 추이. [단위=만명]
[경기 이천=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M14공장에 이은 M16 공장에 대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는 이천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자리한 이천시의 2019년 새해 예산 규모는 전년보다 22%나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부담하는 지방세가 약 20%(2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공장 건설과 함께 신규 인력 채용이 늘면서 이천 지역 인구도 작년 말 기준 22만명에 육박하며 2008년 이후 10년 간 연 평균 1% 가량 꾸준히 늘어났다. 대한민국이 IT 산업 의존도가 커지면서 ‘고용없는 성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2018년 한해 수출을 주도한 제조업의 핵심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만난 임진성 이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2012년 SK그룹에 인수되기 이전 회사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엔 이천시민이 직접 나서 ‘하이닉스 살리기’ 운동을 벌였을 정도로 애착이 큰 기업”이라며 “SK그룹 인수 당시 5000억원 선이던 이천시 재정이 1조원으로 두 배가 늘었고, SK하이닉스의 지방세 납부액은 시(市) 재정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임 사무국장은 M16공장 건설에 대한 지역 내 기대감도 전했다. 그는 “M16공장이 들어서면 1·2차 협력사들도 다 같이 이천으로 모여들고 인구도 향후 30만명이 넘는 자족 도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M16 건설에 대한 이천 시민의 기대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천에 M14공장이 지어지던 2014년~2015년 당시 들썩이던 지역 경제가 다시 한번 재현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영준 이천시 부발읍장은 “M14공장 건설 시기엔 주변 상가는 물론 농토까지 겨울에 주차장으로 활용돼 꽉 차고, 이천 시내 숙박업소는 예약 없이는 방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며 “공사장 인근 편의점 매출은 전국에서 상위권을 다퉜고 매년 1만 6000~1만 7000명의 건설 인력이 투입돼 일자리도 풍부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M14 증설 공사는 24시간 쉼 없이 진행돼 이천 지역 레미콘 업체가 콘크리트 물량을 다 확보하지 못해 여주 등 인근 지역 업체까지 모두 불러야 했다”며 “M16이 건설되면 도로 등 인근 기반시설도 함께 확충되고 철물점 등 공사용품을 파는 이천 주민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생산 시설 투자가 지역 내 혼인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SK 하이닉스 M14 공장설립의 효과분석’에서 이천 지역 미혼 여성 1000명 당 혼인 건수가 20건 증가하고, 여성(20~44세)의 혼인 비율도 7%포인트 증가했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최근 2년간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이 지급되면서 차량 구매 등 지역 내 소비 촉진에 기여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천 본사 소속 한 직원은 “외부 방문객들이 회사 주변 임직원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찬 차들을 보고 ‘중고차 매매 단지’냐고 물어본다”며 “인센티브로 외제차를 사는 직원도 많아 외제차 전용주차장이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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