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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전자·물산, 대표이사가 주총 의장 맡는다

양희동 기자I 2018.04.17 04:30:00

이사회의장·대표이사 역할 분리했지만
주주와 만나는 주총은 대표이사가 주관
전자 김기남 사장, 물산 이영호 사장 나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을 분리했지만 주총에서는 앞으로도 대표이사가 계속 의장을 맡는다. 지난 3월 23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총에서 대표이사 겸 이사회장이었던 권오현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의 최대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와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028260)의 주주 총회 의장은 앞으로도 계속 대표이사가 맡는다. 두 회사는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투명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주총은 이사회와 달리 일반 주주와 회사 관계자 등이 모두 모이는 특성상, 원활한 진행을 위해 경영진인 대표이사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향후 열릴 임시 및 정기 주총 등 주주 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이상훈 사장과 최치훈 사장이 아닌 대표이사 겸 경영위원회 위원장인 김기남 DS부문장(사장)과 이영호 건설부문장(사장)이 의장으로 나선다.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강조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에 따라 두 회사는 지난 2016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도 이사회 의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두 회사는 삼성 창립 80주년을 맞는 올해 3월 22일과 23일 각각 열린 정기 주총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처음으로 분리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마지막 주총까지는 대표이사였던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과 최치훈 사장 등이 주관했지만, 앞으로는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주총 의사봉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주총은 대표이사가 추후에도 의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따라서 오는 2021년까지 매년 3월 있는 정기 주총과 인수합병(M&A) 이슈 등 필요에 따라 이뤄지는 임시 주총 등은 김기남 사장과 이영호 사장이 회사를 대표해 단상에 설 예정이다. 대표이사가 주총 의장으로 나설 수 없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이사회가 논의해 의장을 따로 정하게 된다.

주총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주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인 주총의 특성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정기 주총에서 DS(디바이스 솔루션)·CE(소비자가전)·IM(인터넷 모바일) 등 3개 부문 대표이사가 모두 참여해 향후 사업 계획과 그동안의 성과 등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또 주주들이 의견을 듣고 질의응답도 진행한다. 실제 2016년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나 2017년 ‘최순실 게이트’ 등에 대해 주주들은 모두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에게 질문을 하고 설명과 답변도 들었다. 회사를 경영하고 의사 결정도 직접 내리는 대표이사가 사업의 전후 사정도 잘 알고 있어, 주총 의장으로서 주주들과의 소통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은 사내·외 이사들이 모여서 논의를 하는 이사회를 주관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라며 “주총은 주주는 물론 회사 관계자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의장이 되는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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