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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尹대통령 베트남 국빈방문, 윈윈 성장 마중물로

조용석 기자I 2023.06.28 05:30:00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지난 3월 16일 필자는 이데일리 주최 ‘제12회 국제비즈니스금융컨퍼런스’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가 본 베트남은 여전히 역동성과 가능성의 나라였다. 인구 1억 명에 평균연령이 30세에도 미치지 못하는 젊은 나라, 개혁개방정책 이후 동남아 국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나라이다.

1992년 수교 이래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적 관계는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1992년 5억달러였던 양국 교역액은 2022년 877억 달러로 175배 늘어 베트남은 우리 3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베트남 무역수지 흑자는 342억 달러에 달해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 됐다.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최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제조 기지를 이전하면서 글로벌 생산 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아세안의 핵심 파트너이기도 하다.

지난 주 윤석열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프랑스 일정 후 그야말로 베트남을 콕 찍어서 방문한 것이다. 최근 양국 간 관계를 살펴보면, 작년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양국이 무역·투자뿐만 아니라, 외교·국방, 경제안보, 과학기술, 사회·문화 영역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이다.

작년 12월 베트남 주석의 국빈 방한이 새로운 관계의 청사진을 그리는 계기였다면, 이번 윤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이를 추진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행동계획은 △외교·안보 △경제, 무역·투자, 개발 및 농업 △과학기술, 정보통신, 기후변화, 천연자원 및 인프라 △노동, 보건 및 교육 △문화, 관광 및 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고 있다.

이런 전방위적 협력 강화의 배경에는 미·중 갈등, 기후변화, 경제안보 등의 도전과제들이 부상하면서 한-베트남 관계가 단순히 무역·투자를 넘어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지역 도전과제 대응을 위해 인태 지역 내 국가들과의 중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우리 정부의 인태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 최고지도부 전원과 개별 면담을 갖고, 해양안보, 청정에너지 전환, 핵심광물 공급망 등 역내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정상 간 협력 의지는 전기차, 첨단산업, 핵심광물,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공급망·미래협력 관련 MOU 체결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 국빈방문의 가장 큰 성과는 한국과 베트남 경제가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회복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2023년 베트남의 경제성장은 1분기 3.3% 성장에 그쳤으며, 2023년 5월까지 베트남의 누적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3% 감소했다. 베트남의 수출 둔화는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이 80%를 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도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한국과 베트남 무역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양국 간 무역 역동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시각을 반영하듯 이번 국빈 방문에는 현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빈방문이 한국과 베트남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상생 협력을 모색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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