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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주 리오프닝 타고 훨훨…LCC 제치고 대한항공 선호 왜?

양지윤 기자I 2022.04.15 05:10:00

대한항공, 외국인·기관 연일 순매수
제주항공, 기관만 '사자'…외국인 미지근
일·중 리오프닝은 아직…"장거리노선이 유리"
"여객 회복에 운임 강세…주가 흐름 제2의 HMM 될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로나19로 닫혀있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항공주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의무 해제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

대한항공 보잉 747-8F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0.8% 오른 3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11일 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9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2거래일을 제외하고 59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제주항공(089590)은 1.47% 오른 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 역시 기관이 이달 초부터 사들이기 시작해 2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7억8300만원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대한항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보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한공으로 수급이 몰리는 것은 국제선 여객, 운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급감한 여객 수요를 화물 수요로 대체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에도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속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분기부터는 해외 입국자 격리 해제에 따라 여객 회복 속도와 운임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는 항공사간 공급 경쟁으로 낮은 운임을 유지해야 했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상황에서는 높은 운임에도 여객 수송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가 우상향 하는 상황에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에 기대감의 핵심은 국제선 여객 회복이고 국내 확진자 수 감소와 각국 정부와 여행 규제 철회 합의가 선행해야 가능하다”며 “일본, 중국 등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의 리오프닝이 중요한데 인접 국가와의 규제 완화가 지연될 경우 오히려 단거리 노선 중심의 저비용항공사보다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탑승률 개선세가 가팔라지며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 돼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해운 운임 급등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HMM(011200)과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공업계가 지난 10년간 가격 경쟁을 펼쳐왔다면 지금은 티켓 가격을 높이더라도 탑승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여객수요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으로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HMM과 비슷한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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