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대란` 막을까…서울교육청·노조 16일 막판 협상

신중섭 기자I 2020.11.15 08:29:35

"퇴직연금 개선"…서울학비연대, 19~20일 파업예고
파업 사흘 앞두고 `퇴직연금 제도 개선위` 진행
서울시교육청 "진전된 방안 제시할 예정"
파업 강행 시 돌봄대란 2주 만에 또 급식대란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학교 급식조리사 등 서울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퇴직연금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오는 19~20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과 노조 측이 막판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6일 돌봄파업에 이어 `급식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선 지난해 7월 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대체 급식으로 나온 빵과 주스를 먹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15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에 따르면 양측은 오는 16일 오후 4시 퇴직연금제도 개선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교육청과 서울학비연대는 퇴직연금 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4월부터 2차례 본회의와 5차례 실무회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8월을 마지막으로 협의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파업을 사흘 앞두고 이뤄지는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학비연대는 전체 1만7000여명 조합원 중 약 77%가 가입된 퇴직연금 DC형(확정기여형)을 DB형(확정연금형)으로 모두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시교육청은 이를 한 번에 진행하기엔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학비연대가 요구하고 있는 DB형은 퇴직급여 수준이 미리 확정돼 있는 방식이다.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 DC형은 사용자가 각 노동자에게 부담금을 정기 납입하면 노동자가 금융상품 등을 통해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DB형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협상에서 이전보다 진전된 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장 DB형으로 모두 전환할 시 향후 20년간 퇴직금 적립에 소요되는 추가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노조 측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협상 때 보다는 조금 더 진전된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영국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국장은 “수용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면 파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며 “당장 일괄 전환이 어렵다면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지 로드맵이라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서울 지역 학교들은 급식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전담사만 참여했던 지난 6일 파업과 달리 학교 급식종사자들도 파업에 참여해서다. 앞서 지난해 7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사흘간 파업을 진행하면서 최대 2800여개의 초·중·고가 빵·우유 등으로 대체급식을 제공하거나 단축수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파업에 돌봄전담사들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학비연대 관계자는 “돌봄전담사는 이미 1차 파업을 진행한 데다 현재 2차 파업까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학부모들은 지난 6일 돌봄 파업으로 혼란을 겪은 데 이어 급식대란까지 걱정하게 됐다. 더욱이 2차 돌봄파업 가능성까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맞벌이 학부모는 “지난해 급식파업 당시 아침 일찍부터 도시락을 싸주고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며 “아이들은 무슨 죄냐. 한 달 새 세 차례 파업은 좀 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부모도 “어떤 이유로라도 아이가 피해를 보는 파업은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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