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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특별상] 공연계 빛낸 '예술행정' '도전정신'

장병호 기자I 2019.02.14 05:02:02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공로상·프런티어상
''예술행정가''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1세대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프로듀서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사진=충무아트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 해 동안 대한민국 공연계를 빛낸 작품을 가리는 ‘이데일리 문화대상’에는 특별한 부문이 있다. 공연예술을 위해 평생을 바친 문화예술인과 남다른 개척정신으로 공연예술 발전에 힘써온 문화예술인에게 특별상으로 수여하는 ‘공로상’과 ‘프런티어상’이다.

올해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이종덕(84)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과 박명성(56) 신시컴퍼니 프로듀서를 각각 공로상과 프런티어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두 사람은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여는 시상식에 참석해 ‘이데일리 문화대상’을 빛낼 예정이다.

◇“무대인생은 나의 인생무대”

“내 인생은 무대인생이었고 무대인생은 나의 인생무대였다.” 이종덕 원장은 2014년 펴낸 저서 ‘공연의 탄생’(도서출판 숲)에서 자신의 인생을 이처럼 회고했다. 예술행정가로 일평생을 한국 공연계와 함께했던 이 원장의 삶을 가장 압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말이다.

이 원장은 1963년 지금의 문화체육관광부 전신인 문화공보부에서 공연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며 공연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사, 서울예술단 이사장 등을 지낸 그는 1995년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충무아트센터 등 국내 유수의 공연장을 운영하는 자리에 올라 한국 공연계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부문 2위를 차지했던 정명훈을 위해 김포공항에서 광화문까지 벌였던 카퍼레이드, 2002년 발레리나 강수진이 활약하고 있던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첫 내한공연 등이 이 원장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특히 이 원장은 공연장 운영에 자체적인 공연콘텐츠 제작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제2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당시 한 인터뷰에서 “공연장이 대관이나 해주고 앉아 있으면 창고지기밖에 안 된다”는 돌직구를 날린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충무아트센터 사장으로 있던 2014년 제작한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콘텐츠로 국내외에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프로듀서(사진=신시컴퍼니).


◇“돈키호테처럼 일단 시작부터”

“햄릿처럼 심사숙고하고 고뇌하는 프로듀서가 아니라 돈키호테처럼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박명성 프로듀서는 최근 그동안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엮어 펴낸 ‘드림 스튜디오’(북하우스)에서 “프로듀서로서 살고 있는 한 ‘저지르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는 국내 공연계 1세대 프로듀서로 한국 공연계의 한계를 끊임없이 넓혀가고 있다.

1982년 극단 동인극장에 입단해 배우로 공연계에 첫걸음을 내딛은 박 프로듀서는 1987년 극단 신시 창단멤버로 연극수업과 함께 연출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후 10여 년간 조연출, 무대감독을 거치며 공연예술에 대한 현장감각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공연계에서 가장 취약하고 미개척 분야였던 프로듀서의 길을 택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99년부터 신시컴퍼니의 대표를 맡은 그는 대형 뮤지컬 기획·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신시컴퍼니가 현재와 같은 뮤지컬 중심의 공연제작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최초로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맘마미아’ ‘아이다’ 등의 해외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했고, 쇼케이스와 공개 오디션 등 선진 제작 시스템 구축에도 힘써왔다. ‘댄싱 섀도우’와 ‘아리랑’ 등 한국적 소재의 창작뮤지컬을 제작하는 한편 공연예술의 뿌리인 연극을 지키는 데도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공연계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최근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화제작인 뮤지컬 ‘마틸다’의 아시아 초연을 국내서 성사시켜 화제가 됐다. 아역 배우들이 나오는 뮤지컬은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다시 한 번 프로듀서로의 도전정신이 왜 중요한지를 증명했다. “진정한 프로듀서, 의식 있는 프로듀서라면 한 작품을 완성하는 여러 예술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프로듀서도 예술가라는 그의 말에서 공연예술에 대한 ‘프런티어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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