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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직구토크]제일모직, 증거금 5천만원으로 1억원까지 청약 가능

성선화 기자I 2014.12.06 06:00:00

대우증권, 우대고객에 30% 물량 우선 배정
공모주 옥석가리기..기관 경쟁률,확약기간 반드시 확인해야
공모주 투자 위한 차명계좌는 차명거래금지법의 예외조항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직접 주식 투자의 일종인 공모주 투자는 과연 저위험일까, 중위험일까.‘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 몸담은 업계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20년 투자 경력의 이병화 전 삼성증권 지점장은 ’공모주는 저위험‘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은행에서 증권사 PB로 이직한 서재연 KDB대우증권 이사는 ’중위험 상품‘이라고 고쳐 말했다.

이에 이 전 지점장은 “지난 20년 동안 단 한해도 손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저위험”이라고 설명한 반면, 서 이사는 “원금이 확실히 보장되는 예적금과 비교하면 중위험 상품”이라고 반박했다.

고위험 비상장 주식 위주로 투자해 온 전상희 IPOSTOCK 팀장은 “제 입장에서도 저위험 상품”이라고 이 전 지점장을 거들었다. 결국 공모주 투자는 원금 손실의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주식 등 직접 투자에 비해선 훨씬 안전한 투자라는 결론인 셈이다.

이처럼 공모주의 리스크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지만, 투자 시장 여건에 관한 견해는 일치했다. 이들은 모두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공모주는 시장이 좋든 나쁘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에스디에스 청약에 15조원이 몰렸고 오는 제일모직 청약엔 20조원 가까이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돈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이병화(왼쪽부터) ‘나는 오피스텔보다 공모주가 좋다’ 저자, 서재연 KDB 대우증권 이사/PB, 전상희 IPOSTOCK 팀장이 공모주 투자법에 대한 직구토크를 진행했다. 공모주 투자란 주식을 상장 직전 기업의 주식을 청약을 통해 미리 사두는 것이다. 비상장 주식 거래와는 상장 일정이 정해진 후 공개적으로 모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번 ‘직구토크’의 주제는 ‘공모주 투자 따라잡기‘로 정했다. 그동안 공모주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을 초보 투자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전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지난 2010년 은행권 PB에서 KDB대우증권 고액 자산가 담당 PB로 스카우트 된 서 이사, ‘나는 오피스텔보다 공모주가 좋다’의 이 전 삼성증권 지점장, 공모주 업계 파워블로그 ‘황금돼지의 IPO투자‘의 운영자인 전 팀장이 참석했다.

4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 모인 이들은 “공모주 투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수백억대 자산가들은 물론 초보 투자자들에게도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제일모직, 20조원 몰릴 수도…경쟁률 130대 1 예상

성선화 기자(이하 성)=먼저 각자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달라. 오는 10일 예정된 제일모직의 열기는 얼마나 뜨거운가.

서재연 KDB대우증권 이사/PB(이하 서)=거의 대부분의 고객들이 참여하는 분위기다. 지난번 삼성에스디에스 때는 서너 분만 10억원으로 청약을 했다. 나머지 분들은 경쟁률이 세다는 기사에 위축돼 ‘고작 그거 맞으려고’ 하는 생각에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녀 명의까지도 활용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병화 ‘나는 오피스텔보다 공모주가 좋다‘ 저자(이하 이)=최근 현대백화점에 공모주 특강을 다녀왔는데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이 처음 공모주 투자를 하는 분이었다.

=전 팀장은 공모주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에 계신다. 소액 투자자들의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전상희 IPOSTOCK 팀장(이하 전)=이쪽 역시 엄청나게 뜨겁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확실히 삼성에스디에스 때보다 경쟁률이 높아질 것 같다. 다들 경쟁률이 얼마나 될 것으로 예상하나.

=지난번 삼성에스디에스 때 15조원이 몰렸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분명히 15조원 보다는 더 많은 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는 20조원 정도까지도 몰릴 수 있다고 본다. 만약 20조원이 들어오면 예상 경쟁률은 130대 1 정도다. 삼성에스디에스 때는 터무니없는 경쟁률 기사가 오히려 청약 경쟁률을 떨어뜨렸다. 경쟁률이 1000대 1 이라는 엉터리 예측도 있었지만 결국 경쟁률은 134대 1 정도였다.

=지난번 에스디에스와 달리, 거액 자산가들도 움직이는 분위기다. 관리 고객들의 자산은 어느 수준인가.

=은행에서 증권사 PB로 오니 확실히 고객들의 자산규모가 커졌다. 평균 10억원 정도다. 이번엔 수 백억대 자산가들도 거의 다 하는 분위기다.

=자녀 명의로도 많이 하나. 지난달 말 다른 사람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차명거래금지법이 시행됐는데 괜찮은가.

=그렇다. 고액자산가들의 경우에는 이미 사전증여를 한 경우가 많아 미리 증여한 자금으로 청약에 참여하고 있다.

=공모주를 위한 차명 차명거래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번 개정법에는 공모주 투자를 위해 자녀 등 타인의 명의 계좌를 빌리는 것은 예외조항으로 허용했다.공모주를 하다보면 개인 한도가 있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타인 명의가 필요한데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정부가 공모주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사 우대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이번 제일모직의 주관사는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6곳이다. 어디서 청약을 하는 게 유리한가.

=대우증권이 대표 주관사이기 때문에 217만9432주로 배정 물량이 가장 많다. 기존 대우증권 고객이라면 당연히 대우증권에서 하는 게 맞다.

=만약 대우증권의 우대 고객이라면 반드시 대우증권에서 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이번 공모주 청약을 위해 처음 계좌를 만들었다면 대우증권은 피하는 게 좋다. 이들은 신규 계좌 고객은 온라인고객으로 분류돼 우대 고객은 물론 기존 일반 고객들보다 불리하다.

=왜냐면 우대 고객들에게 많은 물량을 우선 공급하고 이후 남은 물량 151만 주만을 일반 고객들에게 배정한다. 전체 물량 중 30%를 우대 고객에게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물량을 비우대고객들에게 배정한다. 비우대 고객은 상당히 불리하다.

=특히 대우증권의 이번에 신규로 계좌를 만든 온라인 고객들은 증거금을 100% 다 내야 한다. 만약 1억원을 청약하고 싶다면 우대·일반 고객은 5000만원은 청약증거금으로 맡겨도 되지만, 온라인 고객은 1억원을 다 맡겨야 한다. 온라인 고객에 배정된 물량은 3만주에 불과하다.

=공모주 투자는 기본적으로 증거금의 두 배까지 청약 가능하다. 다른 증권사에선 신규 고객들도 두배까지 할 수 있다.

=대우증권의 일반 고객이 불리한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1억원 미만의 개미 투자자들은 어느 증권사를 활용하는 게 좋은가.

=11일 청약 둘째날 오전 경쟁률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 사람들이 적게 몰리는 곳으로 가는 게 유리하다. 삼성증권의 경우 기존의 고액 자산가들이 많은 편이고, 삼성에스디에스 때도 전사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지원했다. 이번 제일모직 역시 마찬가지다.

=대우증권의 우대고객이 아니라면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나머지 4곳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제일모직 기업 자체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질문도 많다.

=옛날 에버랜드로,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이 25%다. 제일모직은 기업 자체의 밸류에이션 보다는 삼성그룹의 승계 이슈로 접근해야 한다. 원래는 내년 이후에야 예정된 상장이었던 기대보다 빨리 공모주 시장에 나왔다. 향후 주가 역시 삼성그룹의 계열 분리가 어떤 식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공모주 투자, 기관 경쟁률·확약기간도 확인하라

=제일모직은 잘 알려진 기업이지만, 이름이 생소한 공모주 기업들에 투자를 하려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사실 삼성에스디에스나 제일모직처럼 잘 알려진 기업이 공모로 나오는 것은 드물다. 대부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다. 이 때문에 장외주식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공모주에도 조금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공모주가 장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고, 어떻게 거래가 됐는지를 보면 상장 이후도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외주식은 공모주보다 더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 전 지점장께선 장외주식도 직접 투자하나.

=직접 장외주식 투자를 하진 않는다. 하지만 장외주식에 대한 정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공모주 투자에 도움이 된다.

=공모주를 투자할 때 옥석을 가리는 법에 대해 알려달라.

=공모를 하기 전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도 중요하지만 확약기간이 얼마인가도 중요하다. 확약기간이란 기관들이 일정기간 동안 ‘팔지 못하도록’ 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이 기관 확약기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그 기간 동안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관 확약이 없다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확약기간이 왜 중요한가.

=확약기간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주가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약기간 동안에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길게 가져갈 수 있다.

=기관들의 경쟁률도 중요하다고 들었다.

=기관 경쟁률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인들이 기관 경쟁률을 판단할 때는 300대 1 이상이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기관 경쟁률이 몇 십대 1 정도로 저조하면 개인이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공모주는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공모주는 하던 사람이 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피오스탁이나 38커뮤니케이션 등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곳들을 잘 활용하면 거의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번달에도 30개 이상의 공모가 있다고 하던데.

=그렇다. 안타까운 점은 공모일이 많이 겹친다는 점이다. 유망한 종목을 꼽자면 디티앤씨, 하이로닉, 녹십자엠에스 등이다. 이중에서도 디티앤씨를 가장 좋게 본다. 사전시험을 인증하는 회사인데, 외국계 회사밖에 비교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 기관 확약 기간도 최대 5개월로 상당히 긴 편이다.

◇저위험·중수익에 자산의 90% 투자하는 ‘바벨전략’

=끝으로 초저금리 시대에 재테크 전략이라면.

=공모주, 원금보장형 상품, 가치투자자문사 등 세 가지를 꼽고 싶다. 가치투자자문사의 경우도 장기적으로 볼 때 꾸준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 .

=공모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이번 제일모직만 하고 마는 게 아니라 1년 정도를 꾸준히 투자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자산의 90%는 공모주에 활용하고 나머지 10%는 공격적인 투자에 활용하길 추천한다. 금융위기 때도 공모주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아니었다.

=약간 입장이 다르다. 공모주만 해서는 부족하다고 본다. 장외주식도 고위험이지만 수익률이 높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준비 중이다.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간접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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