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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감소 긴장감 느슨…'12월의 악몽' 반복될 수도

이지현 기자I 2022.11.09 05:07:28

[7차유행 현실화하나①]
확진자 54일만에 6만명대로 사망 30명
겨울철 면역력 약화 전파력↑새변이 출현
낮아진 방역 경감심 숨은 감염자 '활보'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3명중 1명 확진

[이데일리 이지현 박경훈 기자] 코로나19가 심상치 않다. 2만명대 아래로 내려갔던 확진자는 2배가 넘는 4만~5만명씩 나오고 있다. 정부 자문위원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12월 대유행을 전망하고 있다. 벌써 7번째 유행이다. 실외 마스크 해제에 이은 실내 마스크 해제 기대감이 멀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여기저기 ‘콜록’…다시 느는 확진자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2273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동일인 1일(5만 8363명)보다 3910명 늘었다. 이는 지난 9월 15일(7만 1444명) 이후 54일 만에 최대규모다.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숨은 감염자까지 더해지면 확진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발생 확진자는 6만2221명, 해외유입은 52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2591만9183명이다. 지난 2일부터 1주일 신규 확진자는 5만4737명→4만6887명→4만3449명→4만903명→3만6675명→1만8671명→6만2273명이다. 사망자는 30명을 나타냈다. 누적 사망자는 2만9420명(치명률 0.11%)이다.

이번 유행은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에 의한 빠른 전파보다 겨울철 반복되는 면역력 약화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겨울엔 개개인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바이러스는 훨씬 더 많이 창궐하는 시기”라며 “지난 2년동안 12월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듯이 올해도 12월 유행이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면역력은 ‘뚝’…해외 유행 주도 새 변이 국내 확인

2020년 12월에는 영국발 알파변이 바이러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해 하루 평균 856명이 확진되고 12명이 숨졌다. 하루 평균 100명 이하의 확진자가 나오던 것이 11월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해 그해 12월 25일에는 124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당시에는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이어서 걸리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2021년 12월에는 인도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며 12월 하루평균 최대 5922명이 확진되고 62명이 숨졌다. 이렇게 시작한 유행에 오미크론(BA.1.) 변이까지 더해지며 3월 17일 하루에만 62만1132명이 감염되고 429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이번 겨울에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유행이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BA.5형이 88.3%로 우세종을 차지하는 있다. 이 외에도 오미크론의 세부계통 변이인 BF.7형 2.2%, BQ.1.1형이 1.5%로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BQ.1, XBB 등 신종 변이가 발생해서 점차 우세화종이 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내년 1월에 BQ.1 변이가 90%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변이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정기석 위원장은 “이들 변이의 경우 BA.5보다 면역회피능력과 전파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며 “아마도 12월쯤 되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변이가 우리나라에서 우세종이 될지 어떨지에 대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김태형 기자)


◇ 방역 긴장감 ‘뚝’…감염취약시설 감염률↑


문제는 대유행 상황이 예고됐음에도 낮아진 경각심에 방역 긴장감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외 마스크 해제 이후 많은 인파가 몰리는 각종 행사와 이벤트가 재개됐다.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된 지 모른채 활동하는 숨은 감염자를 통한 집단 감염에 노출된 상황이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예방접종을 통한 중증화율을 낮출 수 있음에도 접종율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인구대비 접종률은 2.9%에 그치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접종률도 8.6%에 불과한 상황이다. ‘백신을 맞아도 걸린다’, ‘바이러스가 약화돼 감기처럼 아프고 말더라’ 등의 경험담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등과 같은 감염취약시설에서의 감염율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생활가정을 포함한 요양시설에서의 감염율은 9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35%씩 보고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감염율은 10월 2째주 31.8%였던 것이 3째주 34%까지 올랐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위험은 감소하지만 무시할정도가 아니다”며 “고위험군이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위험성 인식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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