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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반등이냐, 추가 조정이냐…뉴욕증시 파월의 입에 달렸다

김정남 기자I 2020.06.15 00:00:00

美 증시 뒤흔드는 파월, 의회 등 잇단 등판
코로나에도 급등한 증시, 파월 언급에 급락
파월, 의회·정부 등에 추가 지원책 요청할듯
"당분간 유동성 장세 지속"…추가 반등할까
2차 팬데믹 우려 커…조정장 진입 가능성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추가 반등이냐, 추가 조정이냐. 말 한마디로 뉴욕 증시를 들었다 놨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재차 등판하면서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이 유동성 공급을 재차 강조하며 ‘수호신’ 역할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상·하원 잇따라 출석하는 파월 의장

파월 의장은 오는 16일(상원 은행위원회·현지시간)과 17일(하원 금융위원회) 이틀에 걸쳐 의회에 나가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한다. 그 직후인 19일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코로나19 시대의 고용 문제를 두고 토론한다.

파월 의장이 주목 받는 건 최근 행보 때문이다. 그는 9~10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V자형 반등은 기대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매우 불확실하다”며 이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본격적인 경제 재개와 함께 내심 파월 의장의 ‘낙관론’을 기대했던 증시는 급락했다. 지난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5.55%, 4.78%, 2.30%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3월 말 이후 최대 낙폭이다. 특히 10일 1만0020.35까지 급등하며 1만선을 처음 돌파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튿날 곧바로 5.27% 폭락했다. 전례 없는 돈 풀기로 시장의 수호신을 자처했던 파월 의장이 ‘비관론’을 꺼내들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맞물려 시장이 받은 충격은 더 컸다. 시장은 같은 맥락에서 이번주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어떤 발언을 꺼내놓을 지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걱정하는 것은 (연준이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생을 혼자 도맡을 수는 없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의회 증언을 통해 의회와 행정부에 추가 지원을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1조800억달러(약 1299조2000억원)로 최근 5년간 같은 기간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투기등급까지 더하면 1조2200억달러다. 코로나19 이후 연준의 부양책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행정부 지원까지 더하면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국민들에게 현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미국은 앞서 성인 1인당 1200달러, 아동 1인당 500달러의 현금을 각각 지급했다.

[이데일리 김다은]
[이데일리 김다은]
◇추가 반등 vs 추가 조정…증시 갈림길

파월 의장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 발언을 꺼내놓을 경우 이를 계기로 증시는 ‘건강한 조정’을 거친 후 유동성을 등에 업고 안정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온다.

직전 거래일인 12일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36.09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당시 이 지수는 80을 넘었다. 그만큼 현재 금융시장은 안정돼 있다.

다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논란이 이어지는 점은 변수다. 만일 시장이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와중에 파월 의장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발언을 한다면 증시는 과민 반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연준이 최근 의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보면, 연준은 가계와 기업의 취약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연준이 보는 올해 미국의 실업률 전망치는 9.3%에 달한다. 파월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정책 목표(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은 멀다”며 “목표까지 진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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