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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비에…韓 소비자신뢰지수, OECD 최대폭 감소

조해영 기자I 2020.03.13 00:00:00

코로나19 직격탄…29개국 중 최대 폭 하락
1월 영향 미미했지만 2월에 0.38포인트 떨어져
정부, 소비쿠폰·세일행사 등 소비진작책 내놔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7,134명으로 늘어난 지난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12일 OECD의 소비자신뢰지수(CCI·Consumer Confidence Index)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CCI는 지난달 99.61로 전월(99.99)보다 0.38포인트 하락했다. CCI는 소비자가 현재의 경제 상황이나 개인 재무 상황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CCI는 현재까지 통계가 나온 29개국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달 CCI가 떨어진 나라는 29개국 가운데 8곳에 그쳤다. 한국 다음으로는 터키가 0.24포인트, 체코가 0.18포인트, 폴란드가 0.16포인트씩 하락했고, 일본은 0.04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한국의 CCI가 크게 떨어진 것은 지난달부터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던 1월 CCI는 99.99로 전월(100.02)보다 0.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 달부터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고 확진자가 수천명 수준으로 늘면서 2월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쪼그라든 소비심리가 감지된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지만 서비스 물가가 0.4% 상승에 그쳐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적은 폭으로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외식 가격이 7년 만에 최저 상승했고 여행 취소가 이어지면서 해외단체여행비도 전년 동월 대비 8.9%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최근 각종 소비진작책을 내놓고 있다. 국회 심사 중인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면 소비 활성화를 위한 소비쿠폰 지급과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유사한 대형 세일행사 지원 예산 등 소비진작에만 2조4000억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이른 시일 내에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르스 사태때는 마지막 자가격리자의 격리가 끝난 7월 27일 이후 8월부터 소비심리 지표가 사태 전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난달 1월 대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소비자신뢰지수(CCI) 증감 폭. 한국의 CCI는 지난달 전월 대비 0.38포인트 하락해 OECD 29개국 중 가장 크게 감소했다. 자료=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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