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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온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추가된 40쪽은?

윤종성 기자I 2018.03.24 05:30:01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해 개정판 출간
가족·세계경영 등 40페이지 분량 추가
김우중 "항상 가슴에 담아둔 것들 보충"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비즈니스란 과거에서 지금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그러니 잘 되는 것에 연연하기보다는 잘 될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굳이 국내에서만 찾으려 할 필요가 있을까?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얼마든지 많다. 젊은이들을 위해 책을 출간한 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 책은 내가 쓴 유일한 저서인데 이 개정판이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항상 가슴에 담아둔 것들을 보충해 넣었다. 가족, 글로벌청년사업가 양성, 그리고 세계경영이 바로 그것이다.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역시 한 가지뿐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세계를 누비며 우리 세대보다 더 큰 꿈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개정판. 사진=대우세계경영연구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개정판 서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지난 1989년 출간 후 6개월 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기념비적인 책.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23개국에 번역본 및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대우그룹 창업 51주년을 기념해 28년 만에 개정 출판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기존 책에서 세 편의 글이 추가됐다.

4부 ‘해외 사업가를 꿈꾸는 젊은이에게’에 실린 두 편의 글과 1부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가운데 ‘부모님은 인생의 출발점’이 새로 추가된 원고다. 약 40페이지 분량이다.

김 전 회장이 개정판 서문에서 ‘가슴에 담아둔 것들’이라고 표현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의 일부를 정리해봤다.

◇유년시절, 아버지의 조언

“아버님께서는 어린 시절 나에게 ‘우중이는 커서 큰 장사꾼이 되는 것도 좋겠다’라는 조언을 가끔씩 하셨다. 유독 나에게만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내가 형제 중에서 가장 활달하고 적극성이 강해서 그러신 것 같다. 이런 조언이 마치 예언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두 번씩이나 유학을 준비했지만 결국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늘 일이 먼저, 아비 노릇 못해

“나에게도 자식이 있다. 아들 셋, 딸 하나. 큰 아이는 유학 중에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한창 바쁘던 때라 가슴 아플 사이도 없이 그 아이를 떠나 보냈다. 아니 아픔을 잊기 위해 일에 더 매달리려고 했다. 남은 아이들에게도 나는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늘 일이 먼저였다. 그것을 잘 알기에 늙어서는 단 5년이라도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김우중의 ‘무국적 기업’, 그 의미는?

“해외 사업이 독립경영을 펼치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내가 꿈꾸던 세계경영의 궁극적 목표였다. 이런 모습은 국가 내에 존재하던 기업의 위상을 국가 위에 설정하는 것이니 국적을 벗어나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무국적기업이란 표현은 세계경영이 만들어낼 장래의 이런 상황을 설명하려고 만든 것이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도전 기회줘야

“시니어 중역들에게 해외 지역본사로 나가서 제 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시니어MBA라는 해외 연수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시니어들이 밖으로 나가면 경험을 살려서 또 한 번 보람을 일굴 수 있을 터였다. 은퇴 후 집에서 노는 것보다 백 번 나은 일이다. 이렇게 나이든 세대가 물러서 줘야 더 젊은 친구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나는 임원 세미나, 해외지사장 회의, 사장단 회의 할 것 없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성공을 위한 다섯가지 마음가짐

첫째, 세계를 보되 현지의 눈으로 봐라.

둘째, 꿈을 가져야 한다.

셋째, 자신감을 가져라.

넷째, 절실해야 끝까지 갈 수 있다.

다섯째, 노력은 창의의 원천이다.

◇성공의 숨은 비결, 칭찬

“한 가지만 더 얘기하려 한다. 내가 처음부터 세계경영을 꿈꾸고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을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칭찬을 해주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 칭찬받는 것, 이것이야 말로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좋은 동기 부여라고 생각한다. 내 마지막 조언이 바로 이것이다. 여러분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받도록 살아간다면 여러분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성공가도를 달리게 될 것이다”

김우중(왼쪽)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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