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말리부·올란도·임팔라 가격 줄줄이 인상…왜?

신정은 기자I 2017.08.28 05:01:59
2018년형 올 뉴 말리부. 한국GM 제공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한국GM이 올란도와 캡티바에 이어 올해 출시된 말리부의 연식변경 모델 가격을 인상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018년형 쉐보레 말리부의 가격을 중간트림인 LT기준 20만원 오른 2715만원으로 책정했다.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도 20만원 올랐다.

한국GM은 지난해에도 신형 말리부가 출시된지 약 4개월만에 2017년형 말리부를 내놓으며 가격을 35만~69만원 인상한 바 있다. 올 뉴 말리부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1년 여만에 가격이 두차례나 인상된 것이다. 출시 당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에 선보였으나 수익성 문제 등으로 결국 가격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 관계자는 “최하위 트림 LS와 최상의 LTZ 트림의 가격은 동결했지만, LT 트림은 후방카메라 장착 등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1.5리터 터보 모델에 새 엔진제어장치(ECU: Engine Control Unit)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3종 저공해 차량 인증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의 가격 인상은 말리부 뿐 아니라 다른 모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연말 출시된 캡티바 2017년형은 가격이 트림별로 50~60만원 가량 인상됐다. 올란도 역시 2016년형에 비해 2017년형이 80~90만원 넘게 올랐고, 임팔라 는 역시 가격은 3587만~4536만원으로 최대 8.2% 올랐다.

한국GM은 “매년 연식변경을 내놓을 때 색상을 추가하거나 일부 편의사양을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작년 상반기 개별소비세 혜택이 종료되면서 2017년형에 인상분을 반영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뿐 아니라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출시 초기엔 판매량 확대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았다가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모델이 노후화 될 수록 할인이나 프로모션이 많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국GM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누적 적자가 2조원이 넘은 상황이다. 생산량은 2012년 78만대에서 지난해 57만대까지 떨어졌으며 내수 판매량도 올해 1~7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4%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GM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GM은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위해 가격을 높이다가 자칫 판매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이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수출에 주력했던 한국GM의 실적이 악화됐는데 오펠까지 매각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며 “내수 시장에서만큼은 판매량 확대를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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