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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다홍색 비단에 새겨진 연꽃에 생기가 넘친다. 가느다란 명주실로 한땀 한땀 떠내려간 정성이 보인다. 조선시대 순조의 둘째 딸인 복온공주(1818~1832)가 혼례 때 입었던 대례복이다.
조선시대 궁에서 제작한 옷과 서화작품 90여점을 볼 기회가 생겼다. 9월 1일까지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궁중 자수’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왕과 왕비의 용보(가슴과 등에 다는 용을 수놓은 천)를 비롯해 왕실의 존엄과 지위를 드러내는 흉배(가슴과 등에 붙인 수놓은 천)와 후수(예복 뒤의 띠) 등 옷 장식품이 공개된다. 중국과 일본에서 들여와 당시 궁 내부를 장식했던 화려한 자수 병풍들도 볼 수 있다.
궐내 자수는 수방에 속한 나인들이 제작한 것으로 문양이 정교하고 색실을 조화롭게 사용했다. 궁중 화원이 자수의 밑그림을 그려 가치가 높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시대 ‘자수 사계분경도 병풍’(보물 제653호)과 신사임당 작품으로 알려진 ‘자수 초충도 병풍’(보물 제595호) 등 우리나라 자수역사를 대표하는 주요 작품들도 공개된다. 02-3701-7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