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한국, MSCI 선진시장 관찰대상국 자격 있다”

김응열 기자I 2024.05.27 06:00:00

MSCI 회장 및 경영진에 서한 전달…韓 관찰대상국 등재할 근거 제시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올해 MSCI의 선진시장 지위 승격 후보군인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한국을 등재해줄 것을 요청하는 회장 명의의 서한을 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Henry A. Fernandez) 회장과 주요 경영진에게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한경협은 MSCI에 대한 기업 평가·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리서치업체의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서한을 전달해 한국의 선진시장 승격 필요성을 설명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 표지석. (사진=방인권 기자)
MSCI는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미국·일본 등 23개국) △신흥시장(한국·중국 등 24개국) △프론티어시장(아이슬란드·베트남 등 28개국) △독립시장(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13개국)으로 분류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MSCI 시장 분류 기준을 토대로 국가별 투자 자금 규모를 결정하는데 어느 시장에 속하는 지가 국가 자본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

한국 증시는 지난 1992년에 신흥시장에 포함됐고, 2008년에는 선진시장 승격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그러나 매년 선진시장 승격에 실패하다가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빠졌다.

한경협은 한국이 선진시장 수준의 증권시장 규모와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 증시의 지위 승격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세계거래소연맹(WFE) 통계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인 한국거래소 거래대금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6000억달러로 세계 7위이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달러로 세계 14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증시 규모와 유동성은 현재 MSCI 선진시장에 속해 있는 스페인과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을 크게 웃돈다. 세계적인 규모의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 지위에 머물러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는 게 한경협의 주장이다.

아울러 한경협은 그간 MSCI가 한국 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해온 ‘낮은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과제를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 사전등록제도를 폐지했고 외국인 장외거래 심사제도 역시 완화했다. 또 올해 1월부터는 단계적으로 기업의 영문 공시를 의무화했고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과 법 개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인가를 받은 외국소재 금융기관도 한국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해 거래할 수 있고 오는 하반기부터는 외환시장 마감시간이 당일 오후 3시 30분에서 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과 동일한 새벽 2시로 연장된다. MSCI는 한국에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자본 유출입이 용이하지 못하다고 지적해왔는데, 제도 개선으로 역내 외환시장이 역외 외환시장 역할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는 게 한경협의 설명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그간 MSCI가 지적해온 ‘시장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관련 정책을 다수 이행했고,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수 있는 당위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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