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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실상 지상전 돌입…네타냐후 "전쟁 2번째 단계"

이소현 기자I 2023.10.29 09:07:25

이스라엘, 지상작전 확대…"가자 북부 차지·방어선 구축"
개전 후 사상 최대폭격으로 통신 두절…가자 일대 혼란
팔레스타인 "사망자 8000명 넘어서"…국제사회, 휴전 촉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이 사실상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 이후 최대 규모 폭격을 벌인 가운데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이 ‘두 번째 단계(the second phase)’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당초 국제사회가 예상했던 침공이나 전면적인 지상전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이스라엘군 수뇌부는 가자지구에서 조금씩 지상 작전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낸 것이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포위된 가자지구 주민들은 정전으로 통신이 끊기면서 일대는 혼란에 빠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키르야 군사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네타냐후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지상과 지하에서 적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침공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 전쟁은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오늘 우리는 다음 단계로 움직였다”며 “이 전쟁의 목표에는 지상 작전이 반드시 필요하며 최고의 군인들이 현재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수뇌부도 침공이라는 표현은 피했지만, 정예군을 투입해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강도 높은 작전을 벌인 끝에 북부 일부를 장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할레비 총장은 공중 폭격 엄호 속에 탱크 수십대와 보병, 전투 공병이 가자지구 내에 안정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28일(현지시간)이스라엘 남부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에서 바라본 가자지구 상공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확대하면서 하마스가 지난 7일 대규모 기습에서 납치해 끌고 간 220여명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2단계’ 진입을 선언한 자리에서 초기 지상작전이 당분간 제한적으로 보였지만, 하마스에 억류된 미국인과 다른 외국인을 포함한 200여명의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마스의 통치와 군사능력을 파괴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게 분명한 전쟁의 두 번째 단계”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상 작전에 앞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나 피란길도 험난해 상당수 주민이 남쪽으로 대피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폭격을 받은 가자지구는 통신이 두절되면서 큰 혼란에 빠졌다. 구급차조차 부상자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휴대전화와 무선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AP 통신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140만명 이상이 집을 떠났고 그중 절반가량은 유엔이 마련한 피란처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최근의 폭격 규모가 전쟁이 이어진 지난 3주 사이 가장 강력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사망자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이며, 그 수가 8000명을 넘었다고 29일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전례가 없을 정도의 폭격이 발생하고 피해가 커져 놀랐다”며 인도적 지원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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