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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을 맞아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우리 이웃 속 구릉과 같은 외국인 이주민들도 마찬가지다. 네팔음식거리 인근 서울 중구 광희동 중앙아시아촌(중앙아시아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을 20년째 운영 중인 아모노브 사리울혼(53·국적 우즈베키스탄)은 “25년 전 한국에 들어와 한 시골 공장에 취직했는데, 고향에 있는 가족 목소리를 들으려면 일 마치고 밤에 공중전화 박스까지 몇 시간을 걸어야 했다”고 회상하며 “우즈베크에는 따로 어버이날이 없지만, 다시 만난다면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장미꽃을 드리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중앙아시아거리에서 꼬치집을 차린 지 1년 됐다는 엘도르 아카(30·국적 우즈베키스탄)는 고향에 있는 부모와 매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안부를 나눈다. 그는 “대학 어학당에 공부하러 왔다가 장사를 시작했는데 부모님이 많이 걱정한다”며 “매일 괜찮다고 안심시켜 드리지만, 애써 전통 음식 조리법을 가르쳐 놓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도망갈 땐 서글퍼서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동업자 자수르(30·국적 우즈베키스탄)도 “부모님이 텔레그램으로 하루에도 두세 번씩 전화를 걸며 ‘보고 싶다’, ‘건강하냐’, ‘언제 들어오냐’, ‘결혼 안 하냐’ 등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하시는데 연로한 부모님이 아프시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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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지난해 기준 약 220만명으로 전년(2021년)대비 약 14.8% 증가했다. 이 중 국내 체류 3개월 이상 장기 체류자(외국인 등록·거소신고자)가 168만명 이상으로 우리나라 총인구(약 5140만명) 중 약 3.3% 비중을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가 총인구 중 이주배경 인구가 5%를 넘으면 ‘다문화 국가’로 규정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의 문턱에 들어와 있다.
이상복 한국다문화나눔센터 대표는 “이주민들은 고향과 떨어진 만리타국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치권과 민간이 협력한 다문화협동조합 등을 통해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처럼 인류 보편적 감정을 공유하는 날을 함께 기념하는 등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