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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희망이다]①‘회계 사관학교’ 삼정KPMG…“인재 어디 없나요”

이명철 기자I 2018.08.20 05:20:00

3년간 신입회계사 1000여명 뽑아…올해도 ‘제한 없는 채용’
주니어 대상 글로벌 엘리트 프로그램 등 육성 체계 갖춰
성 평등·워라밸 추구하는 조직 문화…장애인 사업장도 열어

지난해 삼정KPMG의 신입 회계사들이 연수 프로그램인 ‘7 밸류 레이스’ 체혐활동을 실시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삼정KPMG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해마다 8~9월이 되면 회계업계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려는 회사측과 더 나은 조건을 찾는 신입 회계사들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 등 회계정책 변화로 예년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채용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빅4’로 불리는 대형 회계법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회계사 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정KPMG(이하 삼정)는 올해 우수 인재를 제한 없이 채용한다는 방침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성별 제한을 두지 않는 조직 문화를 추구하고 업계 최초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열어 장애인을 채용하는 등 상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회계사 최다 채용…체계적 역량 함양 지원

삼정은 최근 3년 연속 업계에서 가장 많은 1000여명의 신입회계사를 채용한 회계 법인이다. 매년 우수한 회계사 채용을 위해 빅4 회계법인이 전력을 다하는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회계법인의 자산이 ‘사람’이라고 여기는 삼정은 우수 인재 확보와 육성이 핵심 전략이다. 게다가 올해는 외감법 개정과 표준감사시간(업종별 필요한 감사시간을 규정하는 것) 도입 등 회계업계의 커다란 변화가 생기면서 회계사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다. 삼정 역시 ‘열린 리쿠르팅’ 전략을 통해 신입회계사 채용에 적극 뛰어들었다.

입사하자마자 본인의 능력과 성과가 중요시되는 회계업 특성상 신입 회계사 육성 프로그램은 회계법인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다. 삼정은 1~3년차 주니어를 대상으로 ‘글로벌 엘리트 프로그램(GEP)’을 운영 중이다. 신입 입문교육을 시작으로 직급 연차에 맞춰 △테크니컬 널리지(Technical Knowledge)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 △글로벌 마인드(Global Mind) 교육을 진행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대표 시상과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시니어 매니저 승진자에게는 영국 주요 도시의 전문 연수기관에서 2주간 해외 연수를 받는 기회도 준다.

우수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삼정은 지난해 한국공인회계사회 주관 ‘수습공인회계사 1년차 기본실무 및 2년차 외감실무 종합평가’에서 유일하게 응시자 전원이 합격했고 가장 많은 상위 5% 성적 우수자를 배출했다. 올해 ‘수습공인회계사 1년차 기본실무 종합평가’에서도 빅4 중 성정 우수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신입 회계사가 희망 본부를 직접 선택해 지원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입사 후에도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도록 사내 본부 이동제도인 ‘뉴챌린지(New Challeng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른 직무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 전문영역을 넓혀 경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리 천장이 뭐죠?”…여성 네트워크 활발

전문직 특성상 여성들에 대한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지만 임직원 채용·승진 심사 등 모든 과정에서 성별의 제한을 두지 않는 조직 문화가 삼정의 특색이기도 하다.

KPMG의 한국 멤버펌인 삼정은 KPMG글로벌의 여성 네트워크 노우(KPMG Network Of Women)를 벤치마킹해 2011년 사내 여성 임직원 모임 ‘노우’를 도입했다. 매년 2차례 열리는 모임에서는 여성 리더십 교육과 멘토링, 차세대 컨퍼런스, 사회공헌 등을 진행하며 여성 임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법인 주요 경영진도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소통을 활성화하고 있다. 사내 교육 외에도 외부 여성 임원단체인 ‘윈(Womens In Innovation)’에서 진행 중인 교육에도 참여해 교류 기회를 제공한다.

사내 곳곳에는 모유 축유실과 휴게공간을 확충해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를 위한 근로자(배우자 포함) 대상으로 유연·단축근무도 시행한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후에는 동일한 업무 복직을 원칙으로 하고 휴직은 근속 기간에 포함해 평가나 승진에 반영한다. 사내 성 평등 문화 영향으로 삼정의 여성 근로자 비율은 현재 31%로 7년째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에 남녀 고용 평등을 위한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정KPMG의 여성 직원들이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 1기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정KPMG 제공)
◇일·삶 균형 모색…장애인들과 상생 나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회계법인에서도 ‘행복한 일터’를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정은 부문별 여러 직급으로 구성된 조직문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초과근무에 대한 리프레쉬 휴가제도나 일정 직급 이상 휴가 의무 소진, 업무 스케줄이 없는 경우 재택 휴식 등 다양한 휴가활성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기념일에 선물과 식사비 등을 지원하는 ‘부모님을 뵙니다’나 임직원 자녀 학급에 간식을 전달하는 ‘아빠&엄마가 간다’ 등 가족과 함께하는 복지 문화도 시행 중이다. 축구·농구·야구 동호회나 캔들 만들기, 필라테스 등 취미활동도 지원한다. 선택적 복리후생 프로그램인 BLSP(Beautiful Life In Samjong Program)를 통해 연간 180만원의 복리후생비도 지원한다.

올해 2월에는 장애인 고용 활성화와 상생 일터 마련을 위해 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파란행복’을 개소했다. 카페·인쇄소·시각장애인 헬스키퍼 운영에 총 17명의 중증장애인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삼정의 복지문화도 동일하게 누리고 있다. 임직원들은 전문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근로자들의 식·음료 및 안마서비스를 제공받는 등 이웃과 상생하는 새로운 복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삼정KPMG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파란행복’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사진=삼정KPM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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