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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땅에서 만난 '낯익은 맛'

강경록 기자I 2017.05.12 00:11:00

필리핀 전통 음식 탐방
한국의 갈비탕과 비슷한 '불랄로'
필리핀 사람들의 해장국 '시니강'

필리핀의 도가니탕으로 불리는 ‘불랄로’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이거 갈비탕이야, 도가니탕이야?”

필리핀의 도가니탕 ‘불랄로’
전쟁은 파괴가 목적이지만 때로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필리핀 음식이 그렇다. 원래 필리핀 음식은 말레이족에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전쟁으로 중국이나 스페인, 미국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필리핀 만의 독특한 맛과 조리법이 탄생했다.

현재 필리핀 음식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재료인 ‘가타(Gata)’라는 코코넛 우유는 말레이 족들이 주로 사용했다. 여기에 밀전병에 소를 넣고 투긴 ‘롬피아’와 국수 ‘팬시트’, 축제나 파티에 빠지지 않는 로스트 돼지구이 ‘레펀’ 등은 중국에 영향을 받았다. 삼백여 년 이상 필리핀을 지배했던 스페인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요리 아도보를 탄생시켰다. 이외에도 필리핀 곳곳에는 스페인의 향기가 짙게 배어 있다.

필리핀 요리의 특징은 먼저 그 재료의 다양함에서 찾을 수 있다. 열대 과일과 해산물을 재료로 만든 독특한 요리가 즐비하다. 이국적이고 다채로운 맛으로 채워준다. 족발을 바삭하게 튀겨낸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크리스피파타’와 숯불에 구워낸 삼겹살 요리 ‘포크밸리’, 도가니탕과 맛이 비슷한 ‘불랄로’, 판단 잎에 싸서 바삭하게 튀겨낸 판단 치킨도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필리핀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은 ‘불라로(Bulalo)’다. 우리나라 갈비탕이나 도가니탕과 그 모양도, 맛도 매우 흡사하다. 만드는 방법도 비슷하다. 소 다리뼈와 소머리를 넣고 푹 끓인다. 여기에 감자나 배추, 아스파라거스 등 채소를 함께 끓여낸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마늘과 고추까지 넣으면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한국식을 맛볼 수 있다. 필리핀 사람들이 해장국으로 즐겨먹는 ‘시니강’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우리로 치면 국이나 찌개를 말하는데 주 재료에 따라 돼지고기 시니강, 새우 시니강, 생선 시니강 등이 있다. 시큼하지만 개운하다.

필리핀의 대표 해장국인 ‘시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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