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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최고 1억원 분양가…‘브랜드 레지던스’ 상위 1% 유혹

이승현 기자I 2016.06.29 05:00:00

럭셔리 가구에 청소 등 호텔급 서비스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 시작으로
대구·서울서도 하반기 분양 잇따라
국내뿐 아니라 中·日 부호도 겨냥

△슈퍼리치들을 위한 최고급 주거 공간인 ‘브랜드 레지던스’가 국내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최고급 레지던스인 ‘엘시티 더 레지던스’가 들어서는 부산 해운대 초고층빌딩인 엘시티 조감도. [이미지=포스코건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외국계 투자은행의 펀드매니저로 미국법인에서 3년간 일하다 얼마 전 국내 법인으로 돌아온 임모씨는 미국 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주거 환경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 뉴욕에 있는 회사에서 제공해 준 ‘브랜드 레지던스’에서 생활했다. 집안에는 최고급 가구와 가전제품이 설치돼 있었고, 식사와 세탁, 청소 등도 서비스해 주는 곳이었다. 국내에 와서도 주거 환경이 좋은 고급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지만 브랜드 레지던스의 서비스가 그립다.

국내 상위 1%의 슈퍼리치(초고소득층)들은 어디에 살까? 보통 서울 성북구 평창동 단독주택이나 용산구 한남동 초고가 빌라, 강남에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같은 곳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관념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세계적인 슈퍼리치들이 선호하는 최고급 주거 공간인 브랜드 레지던스가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대구 등지에 발을 들여놓고 있어서다.

◇상위 1% 위한 최고급 주거 공간으로 각광

브랜드 레지던스는 생활에 필요한 필수 가구 및 가전기기 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풀 퍼니시드 인테리어의 객실에 특급 호텔의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는 최고급 주거 공간을 말한다. 가령 최고급 호텔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안내서비스는 물론 세탁·청소·식사까지 삶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항공권·골프장 예약, 의료서비스 연계, 프라이빗 뱅크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이미 상류층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초부유층이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중동 등 아시아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사는 ‘더 리츠칼튼레지던스’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의 알마니 레지던스, 뉴욕 센트럴파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원57 레지던스, 중국 베이징의 파크하얏트 레지던스 등도 유명하다.

브랜드 레지던스는 최고급 주거 공간인 만큼 가격도 무척 비싸다. 뉴욕의 원57 레지던스의 경우 최상층부 펜트하우스는 약 1100억원이고, 그 외 객실은 평균 300억원 수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최고층(71층)에 들어서는 복층형 레지던스(330㎡) 분양가가 100억원 선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슈퍼리치들은 365일 휴양지 같은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최고급 공간과 특급호텔 수준의 서비스, 희소성 높은 랜드마크 입지를 자랑하는 브랜드 레지던스에 열광하고 있다”며 “향후 대도시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고급 레지던스 공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브랜드 레지던스’ 공급 잇달아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브랜드 레지던스는 내달 분양하는 ‘엘시티 더 레지던스’다. 해운대 101층짜리 초고층 빌딩인 엘시티에 들어선다. 대구에서도 올해 여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서비스와 결합된 ‘대구 메리어트 호텔&레지던스’가 나온다. 서울에서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엘시티의 3개 타워 중 가장 높은 101층 랜드마크타워 22~94층에 들어선다. 공급면적 기준 166~300㎡, 11개 타입 총 561실로 구성된다. 해운대 바다 조망에 백사장을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고, 같은 건물 3~19층에 들어서는 6성급 롯데호텔의 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내부는 독일산 주방가구 및 빌트인 가전, 프랑스산 이동가구(소파·테이블세트·침대) 등으로 꾸몄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레지던스는 동대구역 신세계백화점 건너편에 지하 5층~지상 24층 규모로 공급된다. 이 중 1~2층은 상가, 3~11층은 호텔(184실)이 들어서고, 레지던스(148실)는 12~24층에 조성된다. 호텔 건너편인 동대구역 일대에는 3만 6360㎡ 부지에 지하 7층~지상 9층 규모의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건립 중이어서 교통은 물론 쇼핑·문화·업무·관광 기반이 갖춰진 대구·경북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서울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들어서는 시그니엘 레지던스(공급면적 198~330㎡ 223실) 역시 잠실역세권과 국내 최고층 건물이라는 상징성,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권 등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인 최시영·배대용·김백선씨가 인테리어와 마감재 설계를 맡았다.

이들 브랜드 레지던스는 국내 슈퍼리치뿐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부호들을 대상으로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광용 엘시티PFV 본부장은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외국인 부동산 투자 이민제 대상이어서 중국인 등 외국인 부호들이 관심이 높다”며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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